지난해 말 인천에서 집주인이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이른바 '청년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100억 원대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범 70여 명이 경찰에 추가로 적발됐다.
컨설팅 업자 외 공인중개사 26명·중개보조원 51명 가담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인천과 서울 일대에서 세입자 74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06억 7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바지 임대인 B(27)씨 등 주범 4명을 지난달 먼저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B씨는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도권 주택 119채를 사들였다. 이후 실제 매매가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으로 전세보증금을 받고는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 등 부동산 컨설팅 업자들에게 매매 계약서에 쓸 명의를 빌려주고는 6천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주택을 사들일 때 드는 취득세 등 각종 비용은 컨설팅 업자들이 대신 내줬다.
'청년 빌라왕' 무자본갭투자 방식으로 주택 66채 매입 경찰 수사 중 사망
이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바지 임대인 C(사망 당시 27세·여)씨도 B씨와 같은 방식으로 인천에서 주택 66채를 사들여 청년 빌라왕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의혹을 받던 중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매매 계약과 전세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실제 매매가격보다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고 그 차액을 리베이트 형식으로 나눠 가졌다"며 "주요 피의자인 C씨가 사망한 상황에서 철저히 수사해 배후에 있던 공범들을 모두 적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