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시즌 3차 투어에서 스페인 강자들이 행운의 샷이 터진 한국 영건에 덜미를 잡혔다. 차세대 제왕을 노리는 이영훈(32·에스와이)에 행운의 여신이 웃었다.
이영훈은 2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16강전에서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를 눌렀다. 2시간여에 걸친 풀 세트 승부 끝에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이겼다.
패배 위기에서 이영훈은 행운의 샷으로 살아났다. 거의 왕중왕전 챔피언 출신 사파타가 이길 뻔한 경기였다.
출발부터 사파타가 좋았다. 1세트를 10이닝 만에 15 대 11로 따냈다. 이영훈도 2세트를 8이닝 만에 15 대 11로 따내며 반격했지만 사파타가 3세트 연속 13점을 몰아치며 4이닝 만에 세트를 마치며 앞서갔다. 사파타는 4세트에도 10이닝까지 13 대 10으로 앞서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영훈이 기사회생했다. 11이닝째 침착하게 3점을 따라붙은 뒤 원 뱅크 넣어치기 샷을 구사했다. 키스가 나면서 득점이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게 전화위복이 되면서 수구가 적구를 맞아 그대로 세트를 따냈다. 이영훈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사파타를 향해 인사했다.
이 샷 1개가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기세가 오른 이영훈은 5세트 초구에 5점을 쏟아부었고, 2이닝째 3점, 4이닝째 다시 3점을 치며 11 대 5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이영훈에게 행운이 따르고 있다. 앞서 32강전에서 이영훈은 팀 동료이자 '4대 천왕' 다니엘 산체스도 행운의 샷이 터지면서 승리했다. 역시 풀 세트로 이어진 5세트 마지막 득점이 키스에 따른 행운의 샷이었다. 묘한 웃음을 지은 이영훈은 산체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영훈의 8강 상대도 역시 스페인 강호다. PBA 챔피언 출신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을 만나게 됐다. 이번에도 이영훈이 스페인 선수를 꺾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른 8강전은 '미스터 매직' 세미 세이기너(휴온스)와 루피 체넷(하이원리조트)의 튀르키예 전사들이 대결이다. 이상대(웰컴저축은행)와 김재근(크라운해태)이 국내 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고, 에디 레펜스(벨기에∙SK렌터카)-비롤 위마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의 챔피언 대결도 성사됐다.
여자부 4강전에서는 김세연(휴온스)이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꺾고 통산 4승에 도전한다. 백민주(크라운해태)도 4강에서 은영을 꺾고 첫 우승을 노린다. 우승 상금 3000만 원을 놓고 27일 '절친'의 결승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