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이어지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불렀던 장마가 막을 내렸다. 기상청은 남은 여름철 동안 폭염과 소나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26일 기상청은 브리핑을 통해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장마철은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지난달 25일, 중부지방에서 지난달 26일 시작됐다.
기상청은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해 정체전선도 북상하고 이에 우리나라가 정체전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고 설명했다.
태풍 독수리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쪽 490㎞ 해상에서 중국 남부지방을 향해 북진 중이다.
장마가 시작한 후 전날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였다. 1973년 이후 51년간 장마철 강수량 중 3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장맛비는 이달 13~18일을 중심으로 충청 이남에 집중적으로 쏟아졌다.이 기간 충북(엿새간 누적 강수량 390.5㎜), 충남(425.1㎜), 전북(429.3㎜)에는 1년 강수량의 30% 이상 되는 비가 내렸다.
이번 장마는 전국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경북 예천 산사태 등으로 사망한 사람은 47명, 실종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이후 누적 대피자는 1만 9644명이다. 이 중 1036세대 1637명이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호우 시설피해가 1만 2천 건이 넘었다. 주택 2085채가 물에 잠기고 213채가 파손됐다. 상가·공장 침수도 685건에 달했다.
도로·교량 피해는 1315건, 소하천 942건, 산사태 845건, 하천 632건으로 집계됐다. 호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 면적은 3만 5038㏊(헥타르)다. 또한 356㏊는 낙과 피해를 봤으며 612㏊는 유실되거나 매몰됐다. 비닐하우스와 축사 피해 규모는 60㏊로 집계됐다.
닭과 오리 등 폐사한 가축은 87만 2천 마리에 달했다. 여전히 도로 131곳이 통제 중이며 하천변 460곳, 둔치주차장 122곳, 7개 국립공원 181개 탐방로, 숲길 99개 구간도 통제됐다.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이 이어지겠다.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날이 맑겠고, 이에 낮 동안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기온이 오르겠다.
특히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더 높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부분 지역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기상청은 다만 장마 이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나 태풍 때문에 호우특보가 내려질 정도의 비가 쏟아질 때가 있을 수 있으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