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CCTV 있음, 수시로 확인, 녹화 가능함"
최근 '극성 학부모들'의 교권침해 행태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외강사 채용과정에서조차 '과도한 요구사항'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 따르면 '과외 길게 문의 와서 봤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전날 게재됐다.
글쓴이는 "초등교사 극한직업 맞네. 숨이 턱턱 막힌다"며 자신이 제안받은 과외 요구사항 내용이 담긴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에 따르면 과외비는 월 최대 30만 원으로 초등학생 교육 때는 시급 2만 원 이하, 중학생 교육 때는 시급 2만 5천 원 이하다.
학부모는 '선생님께 바라는 것'이라는 항목에 20개 남짓의 요구사항을 나열했다.
먼저, 그는 "긍정적이며 바른 말 사용", "친절하고 유쾌하게 가르쳐 주시는 분", "당일 수업 취소하지 않는 분", "수업 시간에 휴대폰 하지 않는 분" 등 과외강사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밝혔다.
이어 "숙제는 절대 사절"이라며 수업시간 동안 내용을 이해시키고 문제풀이를 모두 소화시켜야 한다고 명시했고 "영어 수업 시 영어로만 독해와 문법은 한국어로"라며 구체적인 수업 방식을 기재했다.
그러면서 한 달마다 공부한 내용을 피드백 하고 반드시 수업계획서 및 진도를 알려 줄 것을 요구하며 "카톡 답장 바로 오는 분"을 선호한다고 적었다.
또, "방에 녹화 가능한 CCTV가 있고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며 조건에 해당하는 분만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글쓴이는 "개인정보가 있어 못 올리지만 따로 연락 온 내용도 길다"며 "사립초 출신 엄마들이 극성맞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티즌들은 "월 30만 원에 저렇게 많은 걸 바란다고?", "방에 CCTV가 있다는 게 소름이다", "숙제도 없이 수업만으로 습득하는 아이라면 과외도 필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한 교사가 극단선택한 것을 계기로 전국 교사들이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사례를 폭로하기 시작했다. 한 초등교사는 2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통해 "만삭일 때 배를 차고 침을 뱉은 학생을 경험했지만 '선생님이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해 그냥 덮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