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은 과장"…그러나 우윳값이 불안한 정부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올해 원유가격이 ℓ당 69원~104원 범위에서 인상된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우윳값 인상으로 빵, 아이스크림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유업계와 유통업계, 가공식품업계에 합리적인 인상폭을 당부했다. 원유(原乳) 가격 인상을 빌미로 인건비나 다른 경비를 포함해 과대하게 가격을 올려서는 안된다는 경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올해 원유가격은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으로 지난해 생산비 상승분의 60~90% 수준인 ℓ당 69원~104원 범위에서 인상된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낙농가와 유업계의 입장차로 올해 원유가격을 결정하지 못했다. 오는 27일 다시 만나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는데,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입장차가 많이 좁혀졌고 조만간 결론이 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유업계가 낙농가로부터 납품받는 원유가격은 인상된다.

문제는 이후 소비자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되느냐 하는 점이다.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류영주 기자

지난해 원유가격이 ℓ당 49원, 5.1% 인상되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우유 가격을 평균 6.6%, 매일유업은 8%, 남양유업은 평균 8.4% 올렸다. 원유가격 인상률보다 높여 흰우유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유업계의 흰우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나 원유가격 상승분 만큼만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에 이어 오는 28일 다시 유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이유다.

농식품부는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 대리점 등 유통업계에 대해서도 흰우유 납품가에 40% 정도 마진을 정률적으로 붙여 가격을 산정하고 있다며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축산정책관은 "마진이 많게는 50% 넘는 곳도 있는데, 생산자와 유업계가 노력하는 만큼 유통업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비자 단가를 낮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공식품업계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요인이 제한적이라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 이유가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연합뉴스

주요 식품류 중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원유나, 흰우유 또는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농식품부는 아이스크림의 경우 일부 고급 품목이 아니면 국산 원유나 국산 유제품을 원료를 사용하는 비중이 매우 낮고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 원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밀크플레이션 품목으로 지목되는 빵류와 과자류는 유제품 원료 사용 비중이 전체 원료의 1~5% 수준에 지나지 않고, 지역의 소규모 카페, 베이커리 등 상당수 외식업체들은 국산 흰우유보다 저렴한 수입 멸균유를 이미 많이 사용한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축산정책관은 "원유가격 상승분이 다른 가공식품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적다는 측면에서 말하는 것으로, 원유가격 인상으로 밀크플레이션이 초래된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원유기본가격 적용 시기는 당초 적용일인 8월1일을 넘길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27일 협상에서 원유가격이 결정된다 해도 이후 유업체, 유통업계간 추가 협상이 필요해 8월1일부터 적용은 어렵겠다"며 "협상에 적용시기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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