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도 바쁜데"…경주시 '에든버러 축제' 외유 논란

경주시·시의회·문화재단 9명, 벤치마킹 명목 출장
신라문화제와 성격 달라…방문 효과 의구심
경북 북부지역 수해 피해 총력…관광성 여행 논란

에든버러 페스티벌

경북 경주시와 시의회가 신라문화제 벤치마킹을 명목으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을 방문한다.
   
하지만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해 정치권이 해외출장 자제에 나선 상황에서 축제 간 성격이 다른데다 관련 상임위가 아닌 시의원까지 동참하면서 관광성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경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청 문화예술과 직원 3명과 경주시의원 3명, 경주문화재단 직원 3명 등 9명은 다음 달 7일부터 12일까지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시를 방문한다. 
   
세계적인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직접 둘러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신라문화제에 접목하겠다는 의도다. 
   
일정은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참관, 축제위 방문,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트로이의 여인들 관람, 군악대 퍼포먼스 밀리터리타투 관람 등으로 짜였다. 
   
경비는 항공료와 식비, 숙박비 등을 포함해 한명 당 428만원씩 모두 3852만원에 달한다. 시청 직원은 공무국외여비, 시의원은 의원 국외여비, 문화재단은 재단 국외여비에서 충당한다.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신라문화제의 성격이 다른 상황에서 4천만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사용해 9명이 페스티벌을 보는 것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이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 연극, 춤 공연을 함께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신라의 전통예술과 문화를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신라문화제와는 행사의 의미와 방향이 다르다. 
   
게다가 10월로 예정된 신라문화제 개최 일정을 감안하면 과연 이번 출장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부분의 축제는 수개월 전부터 주요 프로그램을 짜놓은 상태에서 행사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출장에 동행하는 시의원 구성과 비용 부담에 대한 비판여론도 나온다. 
   
경주시 담당부서인 문화예술과 소관 상임위가 아닌 다른 상임위 소속 시의원 2명이 동참하는데다 상임위원회 해외연수가 아닌 경주시의 국외출장에 끼어 가면서 '공무국외출장' 심사도 받지 않고 여비를 지원받아서다.
 
시의회가 집행부의 해외출장에 끼어 편법으로 외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게다가 집중호우 피해상황이 심각해지자 여당 지도부 등은 의원들에게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린 상황이어서 출장 시기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경주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시의원들도 여러 분야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예산결산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특정 상임위가 아닌 상임위별로 추천을 받아 참석자를 정했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도 "짧은 일정이지만 에든버러 축제를 벤치마킹해 신라문화제를 비롯한 경주의 다양한 축제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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