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이전에 개입한 인물이 역술인 '천공'이 아니라 풍수전문가 백재권 교수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경찰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천공이 관저 이전 개입 여부에 대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결과를 세세히 언급하며 수사 상황 일부를 취재진에게 확인해줬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풍수·관상 전문가로 알려진 사이버한국외국어대 백재권 교수가 대통령 관저 이전 후보지에 방문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피고발인이 꽤 많고, 나머지 수사를 하는 수순"이라며 "조만간 곧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가 관저 후보지에 들어간 의혹과 관련해 민간인이 군사시설에 적법한 절차로 들어갔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군사 기밀에 대한 부분으로, 군에서 (조사를) 해야할 부분"이라며 "다만, 그 자체(백 교수의 공관 후보지 방문 여부)를 확인해줄 수가 없다"고 거듭 말을 아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천공의 공관 후보지 방문 가능성이 적다는 취지의 수사 진행 상황을 계속해서 알려왔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월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육군참모총장 등 공관 후보지 CCTV를 분석한 결과 "천공과 관련한 영상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위적인 조작이나 삭제는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CCTV 사각지대의 가능성과 일부 복구하지 못한 영상들이 있었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대부분의 영상에서 천공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는 취지였다.
백 교수의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이 새롭게 불거지자 경찰이 태도를 바꿔 수사 진행 상황을 일체 확인해주지 않는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수본 관계자는 "천공이 (공관 후보지를) 갔냐, 안 갔냐 외 나머지는 취재의 영역"이라며 "추가적인 피고발인들이 있고, 수사도 진행되고 있어 답변하기 쉽지 않다. 양해를 부탁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