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16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일대에서 동굴 시추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용암동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존 당처물동굴과 50m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동굴은 길이 100m 이상, 너비 5m 내외, 높이 1.5∼2m 규모로 지표면에서 동굴천장까지 깊이는 약 3.5m, 동굴 면적은 500㎡로 추정된다.
동굴 명칭은 발견된 지명을 따라 가칭 ''월정 남지미 동굴''로 붙일 계획이다.
''남지미 동굴''은 당처물 동굴과 매우 비슷해 동굴 내부에 석주와 종유석 등 2차 탄산염 동굴 생성물이 가득하고, 밧줄구조와 용암유선 등 1차 용암동굴 생성물도 잘 보존돼 있다.
이번 동굴은 해안 방향으로 연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동굴 진행방향을 고려할 때 당처물동굴의 연장일 가능성도 높지만 동굴 마지막 부분에 동굴 생성물이 밀집해 더는 진행할 수 없는 상태다.
용암에 의해 동굴이 형성된 이후에 지표면을 덮는 패사층이 빗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탄산칼슘성분이 내부로 유입돼 석회동굴의 형태를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시 동부지역에는 30만 년 전에서 10만 년 전 사이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이 지표를 따라 해안 방향(북동쪽)까지 흐르면서 만장굴을 비롯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 수많은 용암동굴을 만든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이번 동굴 발견에 참여한 제주 세계자연유사관리본부 전용문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동굴도 용천동굴과 나란히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용천동굴 진행방향과 인접 지역에 또 다른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을 높다"고 말하고, 특히 "신규 동굴 발견은 우연한 발견이 아니라 과학적인 자체조사를 통해 지하동굴을 발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성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