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최근 잊고 싶은 기억을 남겼다. 지난주 개최된 국내 자체 연습경기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U-대표팀)에게 패한 것이다.
U-대표팀은 이달 말 중국 청두 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를 준비하는 팀으로 1996년생 빅맨 김경원이 최고참인 팀이다. 이정현과 신민석, 양준석 등 프로농구 저연차 선수들과 박무빈 등 대학 톱 유망주 선수들이 고루 섞인 팀이다.
반면, 성인 대표팀은 라건아, 오세근, 김선형 등 KBL 간판급 선수들 일부가 컨디션 저하로 인해 뛰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전성현, 허훈 등을 필두로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모여있는 팀이다.
추일승 감독은 22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23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일본에 76-69로 승리한 후 U-대표팀과 평가전 패배가 자극이 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금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후 "약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추일승 감독은 "이틀 경기를 했다. 첫 날은 10여점 차로 졌고 둘째 날은 30여점 차로 이겼다. 방심했다. 확실히 경기력은 일관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좋은 교훈을 줬다"고 말한 뒤 "한편으로는 이정현이 잘하니까 기분은 좋더라"며 웃었다.
성인 대표팀과 U-대표팀의 전력 차는 사실 매우 크다. 방심이 큰 변수가 됐다는 게 추일승 감독의 설명이다. 또 대회 개막을 눈앞에 둔 U-대표팀 선수단의 컨디션에 비해 성인 대표팀의 전반적인 컨디션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이정현은 U-대표팀의 반란을 이끈 주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감동 캐롯'의 돌풍을 이끈 이정현은 특유의 2대2 능력과 정확한 외곽슛, 골밑 마무리 능력을 바탕으로 대표팀 수비를 흔들었다.
이정현은 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12명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추일승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제출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 12명이 내부적으로 더 경쟁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수가 있으면 교체할 것이다.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