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 '캠프 데이비드 1박'에 주목하는 이유는?

한미일 정상. 연합뉴스

한미일 정상이 다음달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이 갖는 '상징성' 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을 만나 워싱턴DC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외교소식통들은 다자회의에서 3국 정상이 따로 잠깐 만나는게 아니라 한미일 3국만을 위한 회의를 제안한 것인 만큼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특별한 장소에서 만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미 대선 일정 등 여러 가지 미국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오는 9월 유엔 총회 전에 '캠프 데이비드' 같은 상징적인 곳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일단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이다. 워싱턴DC에서 북서쪽으로 118km 떨어져 있고, 캐탁틴(Catoctin) 산맥 안에 자리하고 있어 천연 요새이다. 백악관에서 헬기로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다. 
 
대통령의 별장이지만, 미 해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로 분류돼 '캠프(camp)'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 해군사관학교도 메릴랜드 주 애나폴리스에 위치해 있듯이 메릴랜드 주가 해군과 밀접하다. 
 
미국 대통령이 휴가중에도 이곳에서 일을 볼수 있도록 대통령 집무실과 정보센터는 물론 지하 방공호도 마련돼 있어 '작은 백악관'으로도 불린다. 
 
물론 별장 답게 약 73만㎡ 면적의 부지 안에는 산책로와 함께 골프연습장, 테니스 코트, 수영장, 볼링장, 승마장, 영화관 등 각종 휴양시설도 갖춰져 있다.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 체류하는 기간에는 미 공군이 F-15 전투기를 보내 공중경호를 담당한다고 한다. 
 
이처럼 외관부터가 화려하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세계 지도자들이 이곳에 '깜짝' 등장하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그만큼 '상징성'이 있다는 것이다.
 
1943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가 이곳에서 루스벨트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2차 세계대전의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195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니키다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여기로 초대해 미·소간 군사대결 지양에 뜻을 모았다.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에는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이곳에서 만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안이 그 유명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다. 
 
이런 곳인만큼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을 진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뉴스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외국 정상은 최우방국이거나 세계적인 거물들이 주를 이뤘다. 
 
한국에서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지난 2008년 4월 이곳에 첫 초청을 받아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이 골프 카트를 운전하고, 부시 대통령은 조수석에 앉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양국간 친밀감을 대내외에 과시하기도 했다. 
 
우선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 것이 아니라 별도의 일정인데다, 장소마저 '캠프 데이비드'로 정해지면서 회의 시작전부터 각별한 의미가 부여된 셈이다. 
 
앞서 미국은 최우방 정상이나 세계적 거물들을 '캠프 데이비드'로 불러 만족할 만한 외교 성과를 낳아왔다. 이번에는 또 어떤 결과물을 내어놓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1박'을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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