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외교' 주역 키신저 방중…외교·안보수장과 회동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1970년대 미중 양국 사이 '핑퐁외교'를 주도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그리고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잇따라 회동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날 베이징에서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중국의 대미 정책은 고도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그리고 협력 호혜 등 세 가지 원칙이 두 강대국이 정확히 공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는 키신저식의 외교적 지혜와 닉슨식의 정치적 용기가 필요하다"며 " (키신저) 박사는 얼어붙었던 중미 관계를 깨고 발전시키는 데 역사적인 공헌을 했고 양국의 상호 이해 증진에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도 "미중 양국은 모두 세계에 영향을 미칠 능력을 갖고 있다"며 "양국이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세계의 평화, 안정과 인류의 삶과 관련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나의 중국'은 미국이 상하이 코뮈니케에서 엄숙하게 약속한 것이므로 흔들리거나 파기되지 않으리라 믿는다"면서 "나는 공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미중 관계에 관심이 많고, 이른 시일 안에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양측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양국간 교류의 물꼬를 튼 인물이다. 키신저 전 장관 주도로 지난 1971년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하며 양국간 교류가 시작돼 이를 '핑퐁외교'라고 부는다.

이듬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당시 주석과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고, 이때 두 정상은 공동성명인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했다. 이것은 이후 1979년 양국 공식 수교의 발판이 됐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전날에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리상푸 국방부장과 회동했다. 리 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과 마주 보지 않은 결과 중미 관계는 수교 이래 가장 (깊은) 수렁을 배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 양측은 오해를 해소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대결을 피해야 한다"며 "양국이 지혜를 짜내고 힘을 합쳐야 하고, 양국 군대는 의사소통을 강화해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부장은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무기 구매 및 개발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8년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후 미국 정부는 양국간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피하기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 마련을 목적으로 양국 국방장관간 회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측은 리 부장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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