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세종의 노래' 초연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이 2023~2024 레퍼토리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9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신작 24편, 레퍼토리 9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3편 등 총 6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세종의 노래'(12월 29~31일·해오름극장)이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극장 남산 이전 50주년을 기념해 연출가 손진책,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가 뭉쳤다"며 "국립국악관현악단·국립무용단·국립창극단 등 3개 예술단체와 150인조 합창단, 서양 오케스트라 등 30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칸타타"라고 소개했다.

'세종의 노래'는 백성들에게 훈민정음을 전파하기 위해 세종이 직접 쓴 '월인천강지곡'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세종이 강조했던 민심의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다채로운 소재와 독창적 형식의 신작이 눈길을 끈다.

국립창극단 '만신: 페이퍼 샤먼'(2024년 6월 26~30일)은 무녀의 삶을 통해 인간사 희로애락을 노래한다. 판소리와 무속음악, 한지와 종이접기가 어우러져 한국적 미학을 집대성하는 무대다. 박칼린이 연출하고 명창 안숙선이 작창한다. '절창Ⅳ'(2024년 5월 17~18일)의 주인공은 끼 많은 소리꾼 조유아와 김수인이다. 조유아는 창극 '정년이'에서 윤정년 역을 맡아 실력을 입증했고 김수인은 최근 JTBC '팬텀싱어4'에 출연해 주목받은 차세대 스타다.

국립무용단은 '사자(死者)의 서(書)'(2024년 4월 25~27일)를 초연한다. 티베트의 불교 경전에서 영감받은 작품으로 삶과 죽음, 인간 존재를 반추한다. 망자의 시선으로 의식과 상념을 건너 고요의 바다에 이르는 여정을 춤으로 빚어낸다. 안무가 그룹 고블린파티의 '신선'(2024년 6월 27·29일)과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안무한 '몽유도원무'(2024년 6월 28·30일)는 춤을 통해 삶을 위로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Ⅱ '관현악의 기원'(11월 26일)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 공연이며, 전통음악과 전통술이 함께 하는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2024년 6월 1~2일)도 공연한다. 여미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대행은 "지난 6월 로봇 지휘자 '에버 6'에 이어 이번엔 VR을 활용한 실험에 나선다. '애주가' 공연은 전통주를 시음하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풍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퍼토리 공연은 연출가 손진책과 명창 안숙선이 완성한 '심청가'(2024년 9월 26일~10월 1일), 경극과 창극이 만난 '패왕별희'(11월 11~18일), 셰익스피어 비극을 우리 소리로 풀어낸 창극 '리어'(2024년 3월 29일~4월 7일), 사군자를 소재로 정갈한 선비정신을 한 폭의 수목화처럼 담아낸 '묵향'(12월 14~17일) 등을 준비했다.

장벽 없는 극장을 위한 무대도 이어간다. 박지리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합★체'(9월 14~17일), 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의 이야기를 다룬 음악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12월 6~10일)가 공연한다. 해외초청작으로는 동시대 가장 논쟁적인 연출가 밀로 라우의 연극 '에브리우먼'(2024년 5월 10~12일)이 국내 초연한다.

한편 국립극장은 새 시즌을 시작하며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박인건 극장장은 "극장 내 식음료 매장과 관객 휴게 공간을 확장하겠다. 해오름극장의 경우 로비를 전면 개방하고 2층은 북 라운지로 꾸미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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