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지하차도 통제 주체 충북도…행복청 통지받고도 조치 없어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 장병들이 양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송=박종민 기자

청주 오송 궁평 2지하차도 통제권한을 가진 충북도가 사고 2시간전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하천 범람 위험성을 3차례나 직접 통보받고도 궁평 2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를 빚은 오송 궁평 2지하차도는 왕복 4차선 규모의 지방도로 도로법에 따라 충청북도가 관리와 통행 제한 권한을 갖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행복청 당직 근무자는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가 발생하기 2시간 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충북도에 하천 범람 위험성을 통지했다.
 
행복청은 오전 6시31분, 7시2분, 7시58분 충북도 자연재난과에 전화를 걸어 미호강 범람 위험을 알렸다.

행복청은 6시 29분 청주시 하천과에 알린 것을 시작으로 오전 8시 58분까지 청주시 하천과와 도로시설과, 충북도 자연재난과, 오송읍사무소에 9번 위험을 통지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행복청의 위험 범람 경고를 자연재난과 직원이 세 차례 전화로 통지 받고도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직원은 팀장과 과장 등 지휘체계에 보고도 하지 않았고 궁평2지하차도를 관리하는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에도 전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 장병들의 배수 작업과 동시에 119 구조대원들이 버스 인양 뒤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오송=박종민 기자

행복청의 연락을 받고 재난 컨트럴타워이자 도로 관리 주체로서의 행동만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였다.

이에대해 충북도 자연재난과 팀장은 "전화를 받은 직원이 참고용으로 여긴 것 같고 경황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애초 충북도는 금강홍수통제소의 전화를 받은 청주시 흥덕구청이 관련 내용을 전파하지 않아 정확한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행복청의 직접 통지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북도 역시 자체 대응 부실은 물론 책임 전가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충북의 재난 컨트롤 타워인 도 재난 주무부서가 행복청의 위험 경고를 흘러보내는 사이 미호강 미호천교 임시 제방은 오전 7시 58분부터 무너지기 시작해 오전 8시 40분~44분 사이에 6만t 가량의 물폭탄이 지하차도로 쏟아지면서 완전 침수됐다.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실종자 수색을 한 119 구조대원들이 몸에 묻은 진흙을 닦아내고 있다. 오송=박종민 기자

이 도로를 관할하는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는 상황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CCTV로만 상황을 지켜보다가 지하차도 통제 시점을 놓쳤다.

이에대해 재난 전문가들은 "해당 도로를 관리하는 충북도가 위험 사실을 사전에 알거나 통보받고도 재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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