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국인 1명이 월북하는 사건이 벌어짐에 따라 극도로 악화된 북미관계에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주한유엔군사령부는 18일 SNS를 통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우리는 현재 북한이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 미국인이 주한미군 소속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휴전선을 통한 미국인 월북자는 1962년 주한미군 병사인 래리 앱셔와 제임스 드레스녹, 1965년 찰스 젠킨스 등 5명이 있었지만 판문점에서 미국인 월북 사건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북중 국경지대를 통한 미국인의 무단 입북 사건은 2009년 12월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 등의 사례가 있다.
미국인 월북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겨나면서 송환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마침 월북 사건이 발생한 18일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가 개최되고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이 약 40년 만에 입항하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시점이었다.
앞서 북한은 전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에 우리가 전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며 맹렬히 반발했다.
북미 양국은 과거 미국인 송환 협상을 통해 양측 간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은 적이 있지만, 최근 악화된 북미관계는 낙관적 전망을 하기 쉽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 단계 북미간 대립대결 상황으로 볼 때 의미있는 접촉과 성과 도출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고, 한편 미국이 중국에 중재 요청을 하게 될 경우 미중갈등 봉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