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루 앞두고 운행 취소"…멈춰선 열차에 시민 '발 동동'

폭우로 열차 운행 중단·지연 속출…갈 길 바쁜 시민들 '혼선'
열차 끊기자 버스 예매로 시민 몰려…'빗길 운전' 걱정도
열차 운행, 전국 장맛비 그쳐야 정상 운행될 듯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형 스크린에 열차 운행 중단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양형욱 기자

전국이 폭우로 뒤덮이면서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와 KTX 운행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18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찾은 서울역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여행을 떠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하지만 시민들이 향하는 탑승구 위 대형 전광판에는 '부산행 KTX 운행을 중지했다'는 등 열차 운행 중단 안내가 시시각각 올라왔다.  

대학생 박희수(19)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친구와 통화하고 있었다. 열차 시간이 임박했지만, 경기 수원에 사는 친구가 중간에 길을 헤매서 아직 서울역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같이 여행 가는 친구가 수원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를 타려고 했는데 어제 열차가 취소됐다"며 "그래서 다같이 서울역에 모여 같은 열차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친구가 늦게 도착하게 됐다"고 초조해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부산 여행을 떠나려 했지만, 이번 폭우로 여행 계획도 쉽지 않았다.

박씨는 "2주 전에 기차표를 사서 예매할 때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결국 해운대 해수욕장을 포기하고 실내에서 놀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아쉬워했다.

경기도에 사는 고동욱(18)씨와 황선우(19)씨도 호우로 열차 출발 시간이 2시간 늦춰지면서 하염없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오송 지하차도 사고에 대해 "수원에서도 지하차도가 침수된 적이 있다"며 "너무 안타깝고 주민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처럼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는 대신 버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충북 청주로 향하는 20대 여성은 "청주로 가는 열차가 며칠 전에 운행이 중단됐다"며 "자가용을 이용할까 고민하다가 빗길 운전이 걱정돼서 버스를 예매했다"고 설명했다.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볐다. 양형욱 기자


이처럼 일반열차가 지난 17일, 정상 운행을 재개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중단되면서, 열차 운행은 5일째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일반 열차는 대구·동해선을 제외하고 전날(17일) 오후 4시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이와 관련해 "17일 오후 2시 반 쯤 세종시 소재 경부선 일반철도 부강~내판 구간 점검 중에 선로변 노반이 일부 유실되는 등 선로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긴급 조치했다"며 "집중호우로 약화된 지반을 다시 점검하고 열차 운행을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KTX는 중앙선·중부내륙선 등을 제외하고 정상 운행 중이다.

기상청이 다음 주까지 전국 곳곳에서 장맛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열차 운행이 정상적으로 복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서울은 비가 안 오지만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리고 있어서 정상 운행이 어렵다"며 "장맛비가 전국적으로 잦아들어야 열차 운행도 정상적으로 복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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