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사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초록뱀그룹 원영식 전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채희만 부장검사)는 17일 원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는 강종현(42)씨의 여동생 강지연(39) 버킷스튜디오 대표도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강종현씨는 이날 특경법상 횡령·배임,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원 전회장 등 총 7명을 기소했다.
원 전 회장은 빗썸 관계사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가조작 범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원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사를 받아왔다.
원 전 회장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강씨와 공모해 전환사채(CB)의 콜옵션을 제3자에게 무상 부여해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하는 등 회사에 최대 587억 원의 손해를 가한 혐의가 있다.
또 자녀 명의로 투자조합에 출자해 취득한 전환사채를 처분해 약 41억 원의 증여세를 포탈하고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회사에 15억 원 손해를 가하고 주가 상승으로 24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대규모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주가가 하락하기 전 몰래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원 전 회장에게 디스플레이 제조기업 비덴트 등이 보유한 전환사채 콜옵션 권리를 무상으로 줄 테니 전환사채를 매수해 주식 전환 후 매각하고 차익을 몰래 되돌려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전 회장은 자녀에게 불법 증여를 하기 위해 강씨의 범행에 가담했다.
검찰은 이들이 회사 재산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며 발행한 전환사채와 콜옵션을 사익 추구 목적으로 악용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지난해 10월 버킷스튜디오와 비텐트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강씨가 비덴트사 명의로 보유한 약 351억 원 상당의 주식을 확인해 추징보전 결정을 받고, 원 전회장이 보유한 약 24억 원 상당의 예금채권에 대해 추징보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