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이 홍콩의 한 오피스빌딩 측에 빌려준 2800억 원 규모의 대출금을 대부분 회수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오는 18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어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 대출 관련 펀드 자산의 80~100%를 상각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해당 빌딩 건물주인 골딘파이낸셜홀딩스에 중순위로 약 2800억 원(당시 환율 기준)을 대출해줬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투자금 300억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2500억 원은 펀드를 조성해 국내에 판매했다.
해당 상품은 연 5% 수준의 수익을 추구했는데, 골딘파이낸셜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판수퉁 회장이 지급 보증을 서는 등 안정성이 부각됐다. 다른 증권사들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펀드 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았다.
그러나 보증을 섰던 판수퉁 회장이 파산하고 골딘파이낸셜홀딩스도 지급 불능 상황에 놓이면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는 선순위 대출자 권리를 행사해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을 매각하고 원금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순위 대출자인 미래에셋 등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 위기에 처한 배경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해당 펀드가 보유한 중순위 채권의 원리금 회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이 구체화 되는대로 신속하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