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그룹 배상윤 회장의 4천억원대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와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H그룹 내 2인자로 불리는 배 회장의 최측근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해 1년 넘게 해외 도피 중인 배 회장의 귀국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KH그룹 재무부사장 김모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입찰방해 등 혐의로 지난 14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배 회장 지시를 받아 약 650억원 상당의 KH그룹 자금을 배 회장의 채무 변제 및 카드 대금 결제 등에 사용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계열사 자금 약 4천억원을 동원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하고 배 회장이 실소유한 차명 업체가 리조트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배 회장 개인의 이익을 위해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있다.
아울러 리조트 인수 과정에서 들러리 입찰 업체를 세워 중복 입찰하고 강원도로부터 취득한 비밀 정보(매각 예정가)를 이용해 입찰 공정성을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KH그룹은 2021년 6월 알펜시아리조트를 711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공개 입찰에 참여한 KH강원개발과 평창리즈(옛 KH리츠)가 모두 KH그룹 계열사로 밝혀지면서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배 회장은 지난해 6월 검찰 수사를 피해 출국한 뒤 미국과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옮겨다니며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배 회장이 수행원을 거느리며 고급 빌라와 리조트 등에서 지내고, 가족을 베트남으로 불러들여 선상 파티도 즐기는 등 호화 도피를 누린 것으로 본다. 아울러 동남아 현지에서 한국 음식을 공수받고 골프장과 카지노 등에서 수백억원을 탕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배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2인자로 불리는 김씨를 소환한 뒤 최근까지도 여러 차례 불러 배 회장의 행적과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알펜시아 입찰 담합 등 혐의 내용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주범 배 회장이 도피 중인 상황에서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자유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들고 기업을 사유화한 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는 차원"이라면서 "배 회장에 대해서는 국내외 유관 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신속히 검거·송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