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폭염·폭우 등 이상 기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폭염이 남부 지역을 넘어 서부 캘리포니아까지 확산하고 있다. 동북부 지역에서는 집중 호우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어어졌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6일 "역사적인 폭염이 미국 남서부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최대 강도에 도달하고 있으며 더위로 악명 높은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는 최소 53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역 언론들은 데스밸리가 55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15일에도 캘리포니아주의 내륙 그레이트 밸리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46도로 관측됐으며, 캘리포니아주 남부와 네바다주 남부의 사막 지역에서는 49도에 육박했다.
미국 기상청(National Weather Service)은 "지난 주말동안 숨 막히는 동안 더위가 이어지고 서부 해안과 남서부 대부분 지역이 타는 듯한 더위에 휩싸였다"이라며 "다음주 초에도 이같은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남서부 상공의 고기압이 강하게 유지되면서, 고온의 공기 덩어리를 가두는 '열돔 현상(heat dome)'이 벌어져 기록적인 고온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폭염 경보 및 폭염 주의보는 1억 명 이상에게 적용되고 있다.
폭염이 시작됐던 남부 지역 사정도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최저 기온이 8일째 32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낮 최고 기온이 43도를 넘는 날이 1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일부 피닉스 주민은 뜨거운 보도에서 올라오는 열로 인해 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해수면 온도가 30도를 넘어 일부에서 35도를 가리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수면 온도 상승은 허리케인을 앞당기고 피해도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폭염속에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은 7,600에이커로 규모가 커졌으며, 인근 카운티에서도 화재 신고가 속속 접수됐다.
애리조나에서도 13개 지역에서 산불이 진행중이다. 미국 산림청은 폭염 등 '좋지 않은' 기상 조건과 지형으로 인해 산불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염'은 비단 미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유럽, 중동, 터키 남동부는 물론 중국 베이징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도 40도를 넘나드는 역대급 폭염이 한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미국 동북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지난 15일 1시간 만에 18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십여명의 사상자를 낳았다. 이번 비로 결항된 여객기만 1000편이 넘었다.
앞서 지난 11일 미 동북부 버몬트에서도 하루동안 23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한국, 일본, 인도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우가 쏟아져 사망자가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