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 홈런 레이스에서 총 4개의 아치를 그렸다. 5개를 쏘아 올린 1위 채은성(한화)에 1개 차로 밀려 2위에 올랐다.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준우승에 충분히 만족한 박병호였다. 그는 "사실 전반기 성적으로 봐서는 홈런 레이스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2위는 역대 최고 성적인 것 같다. 준우승을 하고 트로피를 받아서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을 차지한 채은성에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병호는 "축하한다. 30대의 힘을 보여줬다"면서 "한화에서도 중심 타자로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초반에는 연속으로 홈런이 터지는 등 감이 좋았지만 4개째부터 공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박병호는 "처음에 페이스가 좋아서 기대를 했는데 갈수록 힘들더라. 긴장도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치며 박병호를 괴롭힌 탓도 있었다. 박병호는 "핑계지만 그때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고 웃은 뒤 "마지막에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에게 배팅볼을 던져준 건 전 동료였던 이지영(키움)이었다. 박병호는 "내가 도움을 요청했다. 호흡은 괜찮았다"면서 "친하고 편해서 부탁을 했다. 직접 컨트롤을 할 수 있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모처럼 젊은 선수들과 함께 홈런 레이스에 참가해 즐거웠던 모양이다. 박병호는 "한동희(롯데), 노시환(한화) 등 선수들과 홈런 레이스를 함께 해 뜻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젊은 우타자들이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해야 하고, 지금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잘해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소속팀 kt는 지난 11~13일 열린 키움과 3연전에서 스윕을 달성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본인의 전반기 활약이 못내 아쉽다고 느낀 박병호는 "지난 시즌에 비해 중심 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35홈런으로 홈런왕을 거머쥐었지만, 올 시즌에는 홈런 7개로 다소 저조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이를 더 악물고 후반기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박병호는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치는 등 전반기를 잘 마무리해서 후반기를 더 편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후반기 시작부터 각 팀의 에이스를 만날 텐데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