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왕이 자카르타서 만나…올해 첫 한중 장관급 회동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했다.

올해 들어 한중 사이 장관급 이상 인사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위원은 건강 문제로 불참한 친강 외교부장의 전임자로, 그를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외교부는 양측이 "지난해 11월 G20 계기 한중정상회담에서 한중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정상간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해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열린 G20 한중정상회담 이후로 고위급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문제 언급,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사태 등이 겹치면서 몇 달 동안 고위급 교류가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양측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이번 회동을 통해 양국 정상과 외교장관 등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외교안보대화, 차관급 전략대화,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 1.5트랙 대화 등 다양한 수준에서 양국간 소통과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왕 위원이 양국간 소통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한 중국의 '선린우호' 정책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양측이 지리적 근접성과 경제적 통합 및 인문학적 상호 연결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고, 간섭을 제거하고 화합하며, 각급 교류를 재개하고 상호 이익 협력을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12일 북한의 화성-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복귀하는 것은 한중간 공동이익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왕 위원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한반도 정세 등 공통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만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양국 관계 악화의 도화선이 된 대만 문제도 언급됐다. 왕 위원은 "대만 문제는 중국 측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한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기본 신의가 달려 있다"면서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 신중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 장관은 이에 대해 '하나의 중국'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외교부는 박 장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한국 측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양측은 한국과 일본, 중국 3국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장관과 정상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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