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주는 지난 시즌 28경기(79세트)에 출전해 249득점, 공격 성공률 34.17%로 활약했다. 26경기(56세트) 76득점, 공격 성공률 38.82%를 기록한 직전 시즌에 비하면 놀라운 반전이었다.
특히 3라운드 중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주포 야스민(27)의 공백을 메우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이후 5라운드까지 1위를 유지하며 우승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부재는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는 형국이었다. 황연주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은 시즌 막바지에 끝내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주저앉았다. 뒤늦게 대체 선수로 합류한 몬타뇨(28)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결국 정규 리그 1위를 흥국생명에 내주며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노렸지만 한국도로공사에 발목을 잡혀 우승에 실패했다.
직전 시즌에도 현대건설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8승 3패 승점 82를 기록, 2위 한국도로공사(승점 70)를 무쳐 12점 차로 제치고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조기 종료된 바람에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지 못했고, 우승 타이틀 없이 정규 리그 1위에 만족해야 했다.
V리그 출범 전인 2004년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한 황연주는 어느덧 2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경상남도 고성군 일대에서 열린 현대건설 전지 훈련에서 만난 그는 새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벌써 20번째 시즌이 찾아왔지만 황연주는 대수롭지 않게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새 시즌이 다가오면 그냥 준비하는 것 같다. 이제 새롭진 않지만 항상 기대감은 있다"면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내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은 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선수들과 나이 차이도 연차만큼 나게 됐다. 이에 황연주는 "이제 신인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20살 가까이 난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선수 생활을 오래 했다는 걸 실감한다"고 웃었다.
20번째 시즌인 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황연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번째 시즌에 우승을 한다면 의미가 클 것 같다"면서 "은퇴하기 전에 꼭 다시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시즌 연속으로 아쉽게 우승을 놓친 점에 대해서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굉장히 아쉽고, 특히 코로나19로 멈춘 지지난 시즌이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봄 배구를 경험하고 지난 시즌을 치렀다면 더 쉬운 경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주포 야스민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터. 황연주는 "야스민이 워낙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라 부담이 컸던 것 같다. 조금만 못해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수비나 연결 등 야스민이 부족한 기술적인 부분을 채워주면서 팀을 도우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새 시즌에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 크다. 황연주는 "최선을 다하면 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한다. 황연주는 GS칼텍스에서 지난 2시즌간 주포로 활약한 모마(30)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맡는다.
황연주는 모마에 대해 "GS칼텍스에 있을 때 상대하기 힘든 선수였다"면서 "모마와 경쟁을 하기보단 힘들 때 도와주면서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모마와 잘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20번째 시즌을 맞는 만큼 남은 선수 생활의 목표를 밝혔다. 황연주는 "은퇴하기 전 한 번 더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우승 욕심을 거듭 드러냈다. 이어 "마지막까지 인성과 실력 모든 면이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예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