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정부에 요청한 중형조선소의 선수금 환급보증(RG)의 첫 사례가 나왔다. 도는 12일 앞으로 지역 조선 경기에 훈풍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환영했다.
케이조선은 지난해 11월 UAE 알시어마린으로부터 수주받은 5만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에 대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특례보증제도를 활용해 최근 BNK경남은행으로부터 3800만 달러 규모의 RG를 발급받았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보증기관이 대신 지급하는 보증 제도다.
대형조선소는 시중은행에서 RG를 발급받아 지속적으로 선박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형조선소는 신용도가 낮아 RG 발급이 어려워 계약을 체결해도 실제 수주로 이어지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조선소 특성상 수주 잔고를 계속 쌓아야만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RG 발급은 꼭 필요하다. 이는 기업의 신용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추가 발급을 가능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이에 도는 지난 2월부터 정부와 국회, 정책 금융기관 등을 찾아 RG 발급 제도 개선을 꾸준히 건의했다.
정부도 지난 4·5월 두 차례에 걸쳐 지방은행의 RG 발급 검토 등 조선소의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고, 지난달에는 중형조선소가 시중·지방은행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여는 자리를 마련했다.
도 역시 경남은행을 찾아 도내 조선소의 적극적인 RG 발급을 통해 지역 경기 활성화에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케이조선의 선박 수주계약 2건의 RG 발급이 확정됐다.
경남도 류명현 산업통상국장은 "경남은행의 이번 RG 발급 결정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면서 "도내 조선경기 활성화를 위해 도에서도 정부와 협력해 국책은행 외 지방은행의 RG 발급 문제를 계속 건의하고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