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김연견을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 전임 주장인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33)이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통해 IBK기업은행으로 떠나 김연견에게 완장을 건넨 것.
김연견은 2011-2012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5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고, 12시즌 동안 현대건설에서만 활약했다. 13번째 시즌을 앞두고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
경상남도 고성군 일대에서 진행 중인 현대건설 전지 훈련에서 만난 김연견은 새 주장으로 선임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배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돼 부담이 있긴 하다"면서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어 "먼저 나서서 주장을 하겠다고 하진 않았고, 구단에서 제안을 해주셨다"면서 "그만큼 믿어주신 거니까 흔쾌히 수락했고,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연견의 주장 선임 뒤에는 김다인(24), 이다현(22) 등 후배들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이에 김연견은 "진심인지 장난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이야기해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면서 "(김)다인이나 (이)다현이 등 후배들이 분위기를 잘 띄워주는 편이다. 내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든든하다"고 웃었다.
전임 주장 황민경의 고충에 대해서도 뒤늦게 이해할 수 있었다. 김연견은 "따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없었지만 막상 주장이 되니 (황)민경 언니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언니도 주장을 맡으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연견은 6라운드 막바지에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기 때문에 부상 전 기량을 보여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기존 순발력이 나오지 않았고 충분히 가능한 볼 처리도 잘 안 됐다"면서 "팀에 중요한 시기였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서 많이 속상했다"고 아쉬워했다.
현대건설은 정규 리그 2위 자격으로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발목을 잡혀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큰 책임감을 느낀 김연견은 "예전에도 1위 싸움을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부상 관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후반기에는 체력 소모도 많아져서 힘든 부분이 있지만 관리 방법에 대해 잘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부상 관리에 더 철저히 신경을 쓰고 있다. 김연견은 "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모두 바뀌었다. 시스템도 더 좋아지면서 선수들이 몸 관리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훈련 강도도 그만큼 높아졌지만 지난해보다 더 좋은 몸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주향(24), 고민지(25) 등 이적생들의 합류로 걱정을 덜었다. 김연견은 "(김)주향이는 최근 다쳐서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면서 "(고)민지와 계속 호흡을 맞춰보고 있는데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 분위기가 좋아서 충분히 잘 맞춰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씨익 웃었다.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이 큰 만큼 새 시즌을 향한 열의가 뜨겁다. 김연견은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많아진 만큼 호흡을 잘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면서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시작부터 잘 치고 올라가야 시즌을 수월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