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판 ''한국의 추억''…''어머니''로 만나는 MB

오바마의 한국 열공 "한국을 본받자"…인연 화제

오바마
이명박 대통령의 15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우리나라의 인연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취임 전부터 한국에 각별한 정서적 유대감을 보인 것은 물론 한국을 배워야할 국가로 여러 차례 거론하는 등 한국과의 인연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억에 내재된 한국은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이 뒤섞여 있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좋은 가치를 가진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이해하는 방식은 포괄적이고 구체적이다.

한국계 정책 참모를 몇 명 거느리고 단골가게 주인이 한국인이라는 차원이 아니다. 불고기와 김치, 태권도를 언급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정책 연설에서 한국의 산업, 교육을 역할 모델로 부각시킬 정도로 그는 미국의 어떤 대통령보다 심정적으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미 대선 때 또렷한 한국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흔들던 오바마의 모습은 단순히 표를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주요 우방인 한국을 잘 알고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 오바마의 한국 열공 "한국을 본받자"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5개월간 공식적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때로는 본받아야 할 대상국으로 때로는 산업 경쟁국으로 거론했다.

그는 지난 4일 이집트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들은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4월 국립과학원 연설에서는 교육개혁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세기에 우리가 이뤄야 할 도전은 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도 바로 여기 미국에서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내용이 외신을 통해 타전되자 우리 정부는 적잖게 놀랐다. 교육 선진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교육 당국은 당혹스러움마저 느꼈다는 전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대선 후보 시절 한미양국 자동차 산업의 불균형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3월 의회 합동연설에서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이들 자동차에는 한국산 배터리가 들어간다"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급성장을 부각시켜 자국 산업에 충격요법을 가하기도 했다.

◈ 오바마판 ''한국의 추억''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이 어떤 이미지로 각인됐느냐는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Dreams from My Father)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대학 졸업 후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에서 공동체 조직가로 활동할 때 흑인 인사들로부터 들었던 재미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래도 한국인을 욕하는 말을 나한테서는 듣지 못할 겁니다. 회비를 꼬박꼬박 낸 회원은 그 사람들 뿐이니까요. 그 사람들은 장사를 한다는 게 무엇인지, 힘을 합친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요. 그 사람들은 자기들 돈을 한 데 모읍니다. 서로 빌리고 빌려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안 해요. 알잖아요. 이 주변에 있는 흑인 상인들은 모두 우물안 개구리들입니다"(포스터 전 시카고 상공회의소 회장)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직접 만난 한국인들과 이런 대화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인상을 만들어왔고, 지난 2월 상원 외교위에선 "근면하고 강력한 가족, 교회 공동체 윤리를 통해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해온 200만 명의 재미 한국인들을 통해 한미 유대는 심화돼 왔다"는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 ''어머니''로 만나는 오바마와 이명박

만 20년의 나이차가 나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런던에서 처음 만났고 세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오는 16일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두 정상에게 ''어머니''는 교감 코드가 되고 있다.

두 정상은 모두 가난했고 어려운 세월을 ''어머니''를 버팀목 삼아 헤쳐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서전 서문에서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고 너그러운 분이셨다. 나의 장점들은 모두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술회했다. 백인 어머니는 그에게 넓은 세계관과 도전정신을 갖게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 역시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나의 스승은 가난과 어머니였다"고 고백했다.

이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채태원 여사는 1964년 6.3사태로 구속된 이 대통령을 면회하면서 "나는 네 소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네 소신대로 행동하거라. 어미는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아들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이동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같은 인생행로의 교집합을 잘 알고 있고 이로 인해 이 대통령에게 좀 더 친근한 감정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