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 수억원어치를 태국에서 밀반입한 20·30대 사회초년생 십수명이 검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검찰은 단순 마약사범이 아니라 처벌이 무거운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엄벌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마약 밀수 과정의 총책과 자금책을 맡은 최모(29)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범죄단체조직죄로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최씨를 도와 연락책과 유통책 역할을 한 김모(32)씨와 권모(32)씨, 정모(24)씨 등 14명은 신병을 확보해 재판에 넘겼고 단순 운반책 김모(30)씨와 현역 군인 신분인 허모(21)·양모(20)씨 등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부터 올 1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시가 6억 5천만원 상당의 케타민 10㎏를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케타민은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으로 젊은층 사이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이들이 밀수한 케타민 10㎏은 한번에 2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소매가로 따지면 25억원에 이른다.
검찰은 지난 1월 3일 태국에서 구입한 케타민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여오던 운반책 2명을 세관 공조로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후 추가 범행과 조직원 인적 사항을 빠르게 특정해 약 2주 만에 7명을 더 검거해 전원 구속 기소했다고 한다.
계속 추적을 벌인 수사팀은 운반책과 모집책, 유통책 등 10명을 추가로 기소해 총 17명을 재판에 넘겼다. 단일 마약 밀수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전체 피의자 중 14명이 20대였고, 나머지 3명은 30대였다.
이들은 비닐랩으로 포장한 케타민을 속옷 안에 넣고 속옷과 타이즈를 여러 겹 입은 뒤 펑퍼짐한 상·하의를 덧입는 방식으로 케타민을 숨겨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식으로 들여온 케타민의 양은 한 번에 1.4~1.8㎏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 대부분이 20대 사회초년생으로 아무런 경각심 없이 대량의 케타민을 몸에 숨겨 밀수하는 대범함을 보였다"며 "마약 사범의 가중처벌 조항인 특가법 위반 및 범죄단체조직죄 등을 적용해 엄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