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해 11월 시위하던 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 김선영 지회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7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5월 23일 서울 수서경찰서장에게 대치지구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경찰이 김 지회장을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음에도 과도하게 제압한 행위는 당시 상황에 비춰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공권력 행사의 남용으로 헌법 12조가 보장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지회장은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8시 32분쯤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가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 앞 인도에서 시위하던 중 경찰 채증에 항의하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대치지구대 경찰관 2명은 김 지회장을 넘어뜨린 뒤 머리를 누르고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수서경찰서로 연행된 김 지회장은 조사 받고 낮 12시 20분쯤 풀려났다. 이튿날 김 지회장 측은 체포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경찰은 김 지회장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피켓이 경찰관의 얼굴에 닿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며, 이 과정에서 김 지회장이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경찰은 김 지회장이 선전 피켓으로 경찰관 얼굴을 2회 내려쳤다고 주장한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김 지회장이 경찰관을 향해 선전 피켓으로 1회 막는 것에 불과하다"며 "스티로폼 선전 피켓의 두께는 0.7~0.8cm, 가로 60cm, 세로 89cm로 아래위로 흔들면 휘어져 바람에 날리고, 엄지와 검지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재질로 경찰관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필요한 경우 임의동행을 요청하거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일반적인 형사입건 절차를 통해 피해자가 조사받도록 하면 된다"며 "하지만 경찰은 수갑이 채워지지 않자 김 지회장 뒤에서 목을 젖혀 넘어뜨려 앉힌 후 머리를 누르고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체포 장소가 강남구 큰 도로변 노상으로 김 지회장이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