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정부패 의혹을 받다가 가족과 함께 홀연히 이웃 나라로 망명해 지탄을 받았던 엘살바도르의 전 대통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엘살바도르 일간지인 디아리오데오이와 디아리오엘살바도르에 따르면 전날 엘살바도르 법원은 탈세 혐의로 기소된 마우리시오 푸네스(63) 전 대통령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언론인 출신 좌파 성향 정치인으로, 2009~2014년 엘살바도르를 이끈 푸네스 전 대통령은 재직 당시 8만5천 달러(1억1천만원)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그는 재임 시절 살인사건 발생 건수를 줄이고자 갱단 편의를 봐줌으로써 국민 보호 의무를 저버린 죄로 지난 5월 징역 14년 형도 받은 바 있다. 당시 법무부 장관도 함께 기소돼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푸네스가 모국 교도소에 수감될지는 불투명하다. 2016년 9월 가족과 함께 니카라과에 망명했기 때문이다.
좌파 성향 다니엘 오르테가(77) 니카라과 정부는 자국에 망명한 사람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대체로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푸네스 가족에게 시민권까지 부여해, 엘살바도르 정부의 푸네스 송환 요청을 들어주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파라분도 마르티해방전선(FMLN) 출신으로 엘살바도르 첫 좌파 정부를 출범시켰던 푸네스 전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현재 니카라과에서 원격으로 엘살바도르 좌파 계열 정당을 지원하는 등 나이브 부켈레(41) 현 정부를 견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의 뒤를 이은 같은 당 소속 살바도르 산체스 세렌(79) 전 대통령(2014~2019년 재임) 역시 각종 부정부패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세렌 전 대통령 역시 니카라과로 망명했다.
제3세력이었던 중도우파 성향의 부켈레는 기존 거대 정당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의 기대를 받으며 세렌의 뒤를 이어 2019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만연한 갱단 범죄와 정치인 부패 척결 정책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