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 앓다 2개월 아들 살해한 친모 항소심도 징역 4년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 자택서 2개월 아들 살해
산후우울증 앓다 '아이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생각에 범행

부산법원종합청사. 박진홍 기자

산후우울증을 앓다가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살해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친모의 항소가 기각됐다.
 
부산고법 형사2-3부(김대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A(30대·여)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부산 강서구 자택에서 태어난 지 2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결에 따르면, A씨는 시험관 시술 끝에 어렵게 아이를 가졌으나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하자 장애가 생길 것을 염려했다.
 
또 자신 때문에 아이가 더 많이 울고 보챈다고 생각하며 자책감에 시달렸다.
 
이 과정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우울감과 불안을 동반한 산후우울증을 앓게 됐다.
 
A씨는 남편이 잠든 사이 '아이가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
 
1심 재판부는 "각고의 노력 끝에 아기를 가졌는데도 아기를 살해했고, 범행을 저지르던 과정에서 아기를 살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도 "산후우울증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고 경찰에 자수했으며, 남은 생애 동안 스스로 죄책감으로 형벌과 다름없는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마음도 상당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생명이란 너무나 소중하고 귀중한 가치이기에 원심이 정한 형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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