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 16% 육박…정상화 '총력전' 나선 금융당국

금융권 부동산PF 연체율, 지속적으로 증가…2%대 기록
증권사의 경우 16%에 육박…부실 우려
PF대주단 협약 및 부동산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가동 등 총력전
HUG 중도금대출 보증비율 90%로 상향 조정…유동성 지원

지난 4일 오전 서울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권남주 캠코 사장,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사의 PF 연체율은 16%에 육박해, 부동산PF를 둘러싼 부실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PF 대주단 협약,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4일 권대영 상임위원 주재로 '제2차 부동산PF 사업 정상화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PF 대주단 협약 적용 및 부동산 PF 시장 현황에 대한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금융권 전체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01%로 작년 말 1.19%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30조3000억원에서 131조6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늘었다.

업권별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을 보면 증권사가 15.88%의 연체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0.38%였는데, 3개월 만에 5.50%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저축은행 4.07%, 여신전문 4.2%, 보험 0.66%, 상호금융 0.1%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PF 대주단 협약을 통한 사업장 정상화 진행과 더불어 9월부터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부실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 제공

금융위는 이날 점검 회의에서 전 금융업권 대주단 운영 협약 및 자체 대주단 협약, 적극적인 연체채권 매·상각 등을 통해 연체율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상승세는 시차를 두고 둔화할 것"이라며 "PF 대주단 협약 등 선제 조치 등을 통해 PF 부실이 한 번에 현재화되지 않고 질서 있게 정상화·정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 연체율 급등과 관련해서는 "PF대출 연체 잔액이 자기자본(76조2000억원)의 1.1% 수준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최근 부실 우려가 커진 새마을금고의 PF 사업의 경우 담보비율(LTV)과 상환순위를 고려할 때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경우에도 최근 연체율은 상승 추세이나 수익성, 건전성 지표 고려 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PF·공동대출의 경우 높은 상환순위 및 LTV 비율 감안 시 회수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지난 4월 말 가동을 시작한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정상화가 진행되는 사업장은 66개다. 협약을 신청한 사업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91곳으로, 이 중 66개 사업장에 대해서 대주단이 자율협의회 소집 등을 통해 기한이익 부활, 신규 자금 지원, 이자유예 등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진행단계별로는 브릿지론 사업장이 73개로 전체의 80.2%를 차지했다. 본PF는 18개였다. 지역별로는 경기 24개, 서울 16개, 인천 7개 등 수도권 47개, 지방 44개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6월 중 PF 대주단 협약이 적용된 사업장은 61개로 5월(30개) 대비 2배 늘어나는 등 금융권의 자율적인 정상화 노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9월부터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는 캠코에서 출자하는 펀드별 1000억원을 포함해 각각 2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신속히 조성해 정상화 대상 사업장 발굴과 PF 채권 양수도 절차를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은 PF 대주단 협약과 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가는 한편, 유동성 지원 등 방안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정부는 관계부처 장관 합동브리핑을 열고 HUG 중도금대출 보증비율을 기존 80%에서 90%로 상향 조정해 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미회수 위험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건설사 대상 PF대출 보증요건도 완화하고 회사채 발행도 지원하기로 했다.

건설사 대상 PF대출 보증요건 완화 방안으로는 미분양 PF 대출 보증 심사 시 분양가 할인 외에 다양한 자구노력(무료 발코니 확장 등)도 반영하기로 했다.

회사채 발행 지원과 관련해서는 건설사와 금융사 간 자발적 협약펀드 사례를 홍보하고 주채권은행 등의 참여를 독려하는 안을 추진한다. 또 필요할 경우 건설공제조합 보증 활용방안도 검토해, PF대출 보증 등 신규 금융상품 도입을 추진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코로나 성적표'로 부동산 PF 부실이 우려되고 있고, 통계적으로 그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만큼 정부가 총력을 다해 정상화 방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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