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기업인들의 투자 결정을 막는 결정적인 규제, 즉 킬러 규제를 팍팍 걷어내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한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정의란 공정하게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공정한 보상이라는 것은 경쟁 시스템을 통해서 정해지는 것"이라며 "시장이 효과적이고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늘 신경 쓰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가 전혀 없을 수는 없고 기업들도 규제 때문에 불편해도 꼭 필요한 투자는 할 수 있지만, 투자를 아예 못하게 만드는 아주 결정적인 킬러 레귤레이션(regulation·규제)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야만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미래 성장 기반도 마련되고 국가의 풍요와 후생을 보장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킬러 규제란 기업이 도저히 투자하기 힘든 규제를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무,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다치거나 사망하면 안전 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회사 대표와 경영 책임자, 회사를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대재해처벌법, 중소기업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을 옥죄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히는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규제를 양적으로 걷어내라는 것이 아니라 꼭 걷어내야 할 핵심적인 규제를 질적으로 걷어내라는 의미"라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시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제 활성화를 하려면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업, 특히 수출과 투자가 중요하다"며 "투자를 아예 못하는 규제도 있어서 그런 것을 걷어내야 투자도 활성화되고 고용도 되기 때문에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겸한 이날 회의는 18개 부처 장·차관,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국민의힘 지도부 등 80여명이 정부 출범 후 1년여 간 경제정책 성과를 점검하고 올 하반기 이후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또한 "윤석열 정부는 국민과 국민경제를 인질로 삼고 정치 파업과 불법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혹시라도 불법 시위나 파업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윤석열 정부에선 그런 기대를 깨끗이 접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분야가 정상화되고 정의로운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며 "공직자들도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기득권의 저항과 싸워나가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난 3일부터 돌입한 민주노총 총파업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질문에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에 일관된 입장이고, 그 부분도 배제됐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