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배구는 국제 대회에서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특히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대회 전 23위였던 FIVB 세계 랭킹은 35위로 하락하며 배구 변방으로 밀려났다.
이에 연맹은 4일 'GLOBAL KOVO'를 목표로 하는 신규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국내 배구의 체질 개선 및 선진화한 리그 운영,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7가지 방안을 발표했다.
연맹이 발표한 7가지 신규 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컵대회 해외팀 초청 및 국제 대회 유치 추진 △구단 유소년 배구 클럽팀 활성화 △프로배구 출범 20주년 기념 사업 △유망 선수 및 지도자 육성 해외 연수 프로젝트 △AI기반 비디오 판독 시스템 운영 기술 개발 △사용구 교체 △통합 플랫폼 구축 및 운영 등을 목표로 삼았다.
이 중 'AI기반 비디오 판독 시스템 운영 기술 개발'이 가장 눈에 띈다. 세계 배구의 흐름에 발맞춰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자 한다.
KOVO는 "경기 중 발생하는 다양한 판독 상황에서 휴먼 에러를 보완하고 보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판독 시스템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스포츠협회와 협업 하에 비디오 판독 결과를 그래픽화하는 AI 기반 판독 시스템을 자체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2023년부터 2년간 기술을 개발하고 2025년 KOVO컵 프로배구 대회에서 우선적으로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오는 2025-2026 V리그에서 정식 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망 선수는 프로 3년차 이내 선수 가운데 경기 출전이 가능한 해외 리그로 임대할 계획이다. 글로벌한 경기 경험을 통해 기량 향상과 목표 의식을 고취하고, 국내 복귀 후 리그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은퇴 예정 선수 및 신규 코치 등 지도자 육성 후보군은 유럽 등 선진 리그의 지도자 연수에 참가해 선진 리그 훈련 시스템, 전술 등 지식 습득을 통해 국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이에 따른 항공료와 숙식비, 통역비 등 해외 체재비를 연맹이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리그 사용구를 국제 대회에서 쓰이는 미카사볼로 교체한다. 기존 스타볼 대신 미카사볼을 사용해 선수들이 향후 국제 대회 참가 시 미세한 볼 감각과 적응력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미카사볼은 오는 7월 29일부터 시작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 대회부터 사용하게 된다.
이외에도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국가대표 지원금 및 포상금을 지급한다. 국가대표 지원금은 총 5억 원으로 국제 대회 감독 전임제, 코칭스태프 지원, 훈련 지원 및 트레이너, 전력 분석관 등 지원 인력 강화, 선수단 수당 등 전반적인 국가대표팀 운영비로 사용된다. 또 오는 9월 개막하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남녀부 각각 1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추가로 KOVO는 일부 조직 개편도 발표했다. 기존의 '경기운영본부'를 '운영본부'로 개편하면서 신임 운영본부장으로 김세진 전 KBSN 해설위원을 임명했고, 신임 경기위원장과 심판위원장에 각각 박주점 위원장과 강주희 위원장을 선임했다.
KOVO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맹은 국제 배구 트렌드에 발맞춰 기민하고 선진화한 변화를 통해 V리그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확보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