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교육 카르텔' 강조했는데…수사의뢰 고작 2건?

서울 목동 학원가에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류영주 기자

교육부가 '사교육 업체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체제간 유착' 의혹 2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또 교재 집필에 수능 출제진이 참여했다고 홍보하는 출판사와 관련된 사례 등 10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정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주재로 '제2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개최하고 신고 현황 및 주요 신고 사안, 기관간 협조 사항 및 향후 대응계획을 논의했다. 협의회에는 공정위, 경찰청, 시도교육청, 한국인터넷감시재단 등 관계 기관이 참여했다.
 
정부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정조준하며 지난달 22일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 센터'를 개설하고 나서 지난 2일까지 11일간 모두 261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 내용은 크게 사교육 업체와 수능출제 체제간 유착 의심(46건), 끼워팔기식 교재 등 구매 강요(28건), 교습비 등 초과 징수(29건), 허위·과장광고(37건) 등으로 나뉘며, 이 중 대형 입시학원 관련 신고는 50건이다.
 
교육부 제공
 

'사교육과 수능 출제 체제간 유착' 의심 경찰 수사의뢰 겨우 2건

교육부는 그동안 신고된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및 법령 검토, 관계 부처 협의, 합동점검 등을 진행해 왔으며, 검토가 완료된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는 이날 1차적으로 2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고, 10건은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경찰 수사의뢰 2건은 '사교육과 수능 출제 체제간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사안이다. 교육부는 이 중에는 학원 강사가 '수능 출제 관계자와 만났다'고 언급하고, 이후 예상 문제 유형을 수강생들에게 직접 언급한 사례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에서는 수능 출제관계자가 학원 강사에게 출제 내용을 실제로 유출했는지, 이 과정에서 금품 수수가 이뤄졌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대형 입시학원과 1타 강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이어 경찰 수사 의뢰까지 이어지는 등 사교육에 대한 전방위 압박 강도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1일간 '사교육과 수능출제 체제간 유착 의심' 신고건수가 46건이나 되는데 수사의뢰 건수는 5%도 안 되는 2건에 그쳐, 예상보다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장 차관은 나머지 44건 중 1차 검토가 끝난 것은 몇 건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건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나머지 신고 건수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다"며 "조만간에 추가적인 수사 의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정하기가 어렵게 모호하게 돼 있는 것들도 있을 수 있고, 중복될 수도 있고, 언론에 나온 기사를 인용해 신고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조사 요청…'교재 집필에 수능 출제진 참여' 홍보 출판사 등 10건

연합뉴스

공정위 조사 요청 건은 학생·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며 수강생의 입시 결과를 과장 홍보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입시전문학원, 교재 집필에 수능시험 출제진이 참여했다고 홍보하는 출판사 등과 관련된 10건이다.
 
교육부는 현재 검토 중인 여러 신고 사안 중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표시광고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입시전문학원 등에 대해서는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서울·경기교육청과 함께 대형 입시 전문학원 19곳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벌여, 시설 임의 변경, 교습비 기준 부적정 게시, 교재 끼워팔기 정황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 (대입) 수시 원서접수, 대학별 논술고사 절차와 관련한 사교육의 카르텔, 탈법, 위법 사항도 적극 신고받고 지속적으로 현장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차관은 "저희의 계획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집중 신고 기간이 (6일로) 끝나더라도 (신고센터) 창구를 열어놓고 지속해서 접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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