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방송된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4회 시청률은 10%(전국 가구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수도권 10.8%로 집계됐다. 또한 순간 최고 12.3%까지 오르며 동시간대 및 토요 미니시리즈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채널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4.5%를 기록, 토요일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정상을 지켰다.
이날 방송은 오랜 시간 쫓았던 악귀와 드디어 대면한 해상(오정세)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해상은 "꼬마였는데, 많이 컸네. 네 엄마는 누가 죽인 걸까?"라며 조롱하는 듯한 얼굴로 자신을 도발하는 악귀에 맞섰다. 그가 건강과 안전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어린 여자아이에게 해주던 '배씨 댕기'를 언급하자 악귀의 입가엔 웃음이 사라졌다.
해상은 어머니가 죽기 전 가지고 있던, 그리고 구강모(진선규)가 산영(김태리)에게 남긴 그 댕기의 주인을 찾아내, "네 이름을 알아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전했다. 그때, 정신이 돌아온 산영은 숫자 '21'과 '176'을 중얼거렸다. 악귀가 흘린 새로운 실마리였다.
산영과 해상은 이씨 할아버지(문창길)로부터 연락을 받고, 트라우마를 진정시킨 태영(이하은)과 만났다. 태영은 1년 전쯤 요양병원으로 할아버지를 찾아왔다는 강모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강모가 할아버지에게 "어린 여아 실종 2주 경과"란 오래된 신문 기사를 보여주며 '여아'가 누구인지 물었다는 것이다. 기사를 본 할아버지는 '이목단'이란 이름을 기억해 냈다고 했다.
산영과 해상은 국립중앙도서관 자료실에서 이씨 할아버지와 태영의 기억을 바탕으로, 1958년 5월~9월 사이 장진리 인근 지역 신문 기사를 검색했다. 그 결과, 산영이 "염매를 만든 비정한 무당"이란 제목의 기사를 찾아냈다. 염매는 어린아이를 굶겨 죽여 귀신을 만드는 주술 행위로, 어려서 죽은 귀신을 '태자귀'라 부른다는 해상의 설명을 들은 산영은 강모가 유일하게 출판한 저서에서 읽었던 태자귀를 기억해 냈다.
이에 그 책을 다시 꺼내 보던 중, 태자귀를 설명한 책 페이지가 바로 '21쪽'과 '176쪽'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악귀가 흘린 숫자의 비밀이 풀린 순간이었다. 해당 페이지에는 그런 귀신을 쫓는 대표적인 의식이 '백차골 허제비 놀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한편 산영과 해상이 향한 백차골의 마을회관에선 노인들이 대부분인 마을 주민들이 '당제' 준비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당제는 길거리에서 횡사한 '객귀'가 사람한테 붙는 걸 막으려는 이 마을의 오랜 전통으로, 몇 년 전 해상도 이곳에 한 달여간 머무르며 연구했던 제사였다.
그 사이 마을엔 객귀들이 몰려들었다. 마을을 둘러보던 산영도 거울을 통해 수많은 객귀를 보고 새파랗게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을 헛디뎌 넘어진 산영이 고개를 들었는데, 저만치 폐업한 지 오래된 듯한 가게의 창문에 백발의 누군가가 비쳤다. 문 너머 서있는 누군가는, 바로 아버지 강모였다. 산영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라고 부르며 또다시 충격 엔딩을 선사했다.
'악귀'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