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지하 교회는 차수판 지원 안 된다?…장마에도 혼란은 '여전'

[앵커]
장마가 시작되면서, 저지대 주민들의 불안감이 클 텐데요.

침수를 대비해 물막이시설인 차수판 설치를 무료로 지원하는 지자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자체가 지원 대상에 교회를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한혜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해 폭우로 곳곳이 침수됐던 서울 관악구.

당시 참빛교회 앞 거리는 성인 남자의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거리는 통제됐고, 지하에 위치한 참빛교회는 침수됐습니다.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었던 서울 관악구 참빛교회 내부 사진.

[인터뷰] 지석조 목사 / 참빛교회
"비가 많이 온다는 얘기를 들으면 지금도 심장이 막 뛰고 잠을 깊이 못 자요. 그게 트라우마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경험을 겪고 나니까 올해 수해를 빨리 대비해야겠다 (생각했죠.)"

어렵게 수해 피해 복구를 마친 지석조 목사는 이번에 구청에서 무상으로 차수판을 설치해준다는 소식에 구청에 신청을 문의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지하 교회는 차수판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지석조 목사 / 참빛교회
"종교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었는지 그런 답변을 받으니까 아쉽더라고요."

취재진이 직접 구청 측에 문의했을 때도 대답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녹취] 관악구청 치수과 관계자 A씨
(질문) "종교시설도 다 상관없이 신청 가능한 거예요?"
(답변) "아니요. 학원이나 종교시설은 안 될 거예요. 주택이랑 일반 상가만 돼요. 교회 같은 데는 안 돼요."

또 다른 주민들은 1층 상가의 경우 차수판 설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선녀 / 서울 관악구 자영업자
"거기(지하)는 기본적으로 해드리는 거고, 여기(1층)는 저희가 해야 된다고 해서 (아직 설치를 못 하고 있어요.)"

그런데, 주민들이 알고 있는 정보와 또 다른 관악구청 관계자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교회를 포함해 종교시설과 1층 상가 모두 차수판 설치 지원 대상이라는 겁니다.

[녹취] 관악구청 치수과 관계자 B씨
"학원이나 종교시설도 가능해요. 제한 업종은 유흥점이나 무도장, 사행시설, 안마 시술소 이런 걸로 돼 있어요. 상가도 1층은 차수판 설치 대상이 됩니다."

구청 측의 다른 대답에 빗소리만 들리면 잠을 못 잔다는 주민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관악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접수된 차수판 설치 공사 신청 건수는 4000여 건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약 2700건의 작업이 완료됐고 이달 안에 약 300건의 추가 설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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