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반도체 실적이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1분기보다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감산과 AI(인공지능)용 서버 시장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의 전망치 평균)는 2015억 원이다. 1분기 영업이익 6402억 원보다 84.5% 감소한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의 실적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1분기 4조 58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DS) 사업부문은 2분기 적자 규모를 4조 원 안팎으로 줄일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하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 9997억 원의 적자이지만, 1분기 -3조 4023억 원에서 적자폭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2분기 영업적자가 2조 원대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은 '감산'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20% 이상 △SK하이닉스 25% △마이크론 25% △키옥시아 30% 등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한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D램 가격이 2021년 7월 이후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2분기부터 일부 고객의 주문 증가 및 출하량 급증에 따라 모든 반도체 업체의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예상을 넘은 감산 확대의 효과"라면서도 "2분기 D램과 낸드의 ASP(평균판매가격) 하락률은 10%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품 가격이 현금 원가를 이미 밑돌고 있어 3분기부터 반도체 업체는 ASP 인상을 강하게 추진할 전망"이라며 "3분기 하순부터는 수요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AI 서버용 시장이 확대하면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의 매출이 하반기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출하가 지난달부터 유의미하게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삼성전자가 올해 6%에서 내년 18%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5% 이하에서 올해 4분기 15% 등으로 급등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3 가격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대비 5배 이상 높고, 향후 5년간 AI 서버 시장이 연평균 25% 성장할 것"이라며 "중장기 삼성전자 D램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위민복 연구원도 "HBM 제품의 용량 단위당 가격은 DDR4‧DDR5 평균 대비 5~6배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 "비중이 작더라도 수익성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