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이어 불륜…총통선거 앞두고 악재 쏟아진 집권 민진당

대만 총통부 대변인서 물러난 콜라스 요타카. 대만중앙통신 홈피 캡처

대만 총통 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민주진보당(이하 민진당)에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와 불륜 의혹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28일 현지매체에 따르면 콜라스 요타카 대만 총통부 대변인이 지난해 지방선거 출마 당시 경호원이었던 경찰관 이모 씨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보도가 나온 후 사의를 표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사표를 바로 수리했다.

콜라스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총통부 대변인으로 재선임됐는데, 그 이후에도 출마지인 화롄과 타이베이를 자주 오가며 이 씨와 만나왔다고 대만 언론 미러미디어가 최근 보도했다.

특히, 이 씨는 유부남이었음에도 콜라스와 그는 임신계획까지 세웠다고 미러미디어는 폭로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이 씨의 아내는 현재 콜라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다수의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라스와 이 씨는 모두 불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콜라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상대방의 결혼 유무를 알지 못했고 선을 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이씨와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고, 진실은 결국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을 역임한 콜라스는 내각 대변인을 거쳐 지난 2020년 5월 총통부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대변인직에서 사임한 뒤에도 다시 대변인으로 선임될 정도로 차이 총통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불륜 의혹이 터지자 차이 총통은 곧바로 콜라스의 사표를 수리했고, 대만 경찰국도 현직 경찰인 이 씨를 바로 직위해제했다. 가뜩이나 집권 민진당내 미투 파문이 확산되며 여권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성비위 사건이 터지자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 전직 당원은 SNS를 통해 민진당내 성희롱 사실을 폭로했고, 이후 '나도 성희롱을 당했다'라는 당내 폭로가 잇따랐다. 피해 여성들은 피해 사실을 당 간부에게 보고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고 오히려 2차 가해까지 당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파문은 확산됐다.

이후 타이베이시 노동국은 27일 "당내 성희롱을 예방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사후 대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반 혐의로 민진당에 90만 대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해 미투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특히, 대부분의 미투 사건이 차이 총통이 당 주석으로 재임하던 시기 발생한데다 그의 측근으로 고문을 맡고 있는 옌츠파가 가해자 중 한명으로 지목되며 차이 총통에 대해 책임론도 불거졌다. 이에따라 차이 총통에 대한 지지율도 재집권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총통 선거가 6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 미투 파문을 봉합하기에도 벅찬데 다시 고위층의 불륜 의혹까지 불거지며 민진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켜오던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를 제치고 제2 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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