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전술이 먹히지 않았다. FA컵 여정은 끝났지만 그래도 손해는 아니다.
광주FC가 전북 현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에서 멈췄다. 광주는 28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원정 경기에서 0 대 4로 완패했다.
4일 전 홈에서 전북과 맞대결은 2 대 0으로 승리했지만 연속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구단 창단 최초로 4강 진출도 좌절됐다.
경기 전 이정효 감독은 4일 뒤 열릴 K리그1 20라운드 울산 현대전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올라온 만큼 1부 리그 잔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광주의 전력상 FA컵까지 욕심을 부리면 자칫 리그에서도 무너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수문장으로 나선 노희동은 이번 시즌 첫 출전이자 K리그 통산 2번째 출전이었다. 전반은 실점 없이 막았지만 후반 선제골이 들어가자 이후로는 와르르 무너졌다. 4골 차로 패한 광주는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아마 제가 (선수들에게) 어떤 말로 위로를 해도 위로가 안 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싸워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이) 오랜만에 나갔고 전북전에서 저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었을 텐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성장하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4골 차 패배는 아쉬워했다. 특히 공격 축구를 지향했지만 수비적으로 내려앉았다. 이 감독은 "광주 축구 스타일은 (공격 축구) 뿌리가 있다. 가지나 잎은 뿌리로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뿌리가 단단히 박혀 있는데 많이 흔들린 것 같다"면서 오는 울산전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