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부산대병원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노총도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반발하며 다음 달 단체행동을 예고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산본부는 28일 오전 11시 서구 부산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료현장에 인력이 부족해 노동자들은 심각한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병원 측에 충원을 요구했지만, 공공기관 인력을 유지·축소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해줄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대병원은 지난 2017년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발표 후에도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간접고용 근로자의 직접고용 전환을 미루고 있다"면서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임에도 병원은 아직도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15일간 쟁의조정기간 동안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3일부터 조합원 4200명을 포함한 보건의료노조 8만 5천 명과 함께 무기한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27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산대병원, 고신대병원, 부산의료원 등 부산지역 12개 의료기관과 부산대병원 산하 미화·시설 등을 담당하는 6개 업체를 대상으로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민주노총도 정부의 반노동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총파업 투쟁을 예고하는 등 노동계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다음 달 3일부터 2주간 '주69시간' 등 근로시간 개편, 중대재해법 개정 시도, 집회·시위 제한 등 반노동 정책을 규탄하며 정권 퇴진을 촉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파업 노동자에게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조법2·3조 개정을 촉구하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비롯한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공공요금 인상 철회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교육선전부장은 "물가 급등과 공공요금 인상 등이 노동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어 일자리, 임금 보장은 절박한 문제"라며 "정부의 노조 탄압으로 고 양회동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상황까지 벌어지자 대정부 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단체행동에는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화섬식품노조, 전교조, 공공운수노조 등 주요 산별 노조들이 대거 참여한다. 부산지역에서는 다음 달 3일 부산시청 앞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부산역과 서면 일대에서 대규모 결의대회와 촛불집회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