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첫 내한 아리 에스터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코미디"

지난 25일 한국에 도착한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에스터 감독.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유전'과 '미드소마' 단 두 편을 통해 호러 마스터로 불리는 아리 에스터 감독이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들고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자신의 신작을 두고 "본질적으로 코미디"라며 영화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유전'과 '미드소마'를 통해 '현대 호러 마스터'라는 수식어를 거머쥔 아리 에스터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감독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10년 동안 구상한, 나의 개성과 유머가 고스란히 담긴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고 말해 일찌감치 국내 영화 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 이즈 어프레이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번 작품을 두고 다시 한번 "본질적으로 코미디"라고 말해 다시 한번 궁금증을 자아냈다.
 
외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전작들과는 또 다른 충격을 안긴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두고 영화 팬들은 물론 거장들 역시 극찬에 나섰다.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미국 현지에서 아리 에스터 감독과 함께 한 GV에서 "아리 에스터는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특별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가진 감독이자 파워풀한 도전자"라고 말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유머, 날 잘 반영하는 유머가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은 '너 같아' '너의 성격이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나는 거 같다'고 말해준다"며 "내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두려워하는 것, 흥미롭고 재밌게 생각하는 거에 깊이 파고드는 기회가 됐다는 게 이 영화를 개인적으로 만드는 거 같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영화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외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초현실적이고 아트적인 세계관이 담긴 작품이기에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해석을 양산하며 이른바 '멘붕 공포'까지 불러 일으켰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내 영화가 어렵거나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사실 이해가 잘 안된다"며 "내 입장에서는 내 영화가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는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머와 불안, 긴장감도 있고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도 이 이야기의 핵심축"이라며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경험하는 것이 이번 영화"라고 예비 관객들을 위해 영화의 포인트를 귀띔했다.
 
외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컷.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영화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외에도 2019년 '조커'에서 아서 플렉 역을 맡아 전 세계에 '조커 열풍'을 불러일으킨 배우 호아킨 피닉스와의 협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호아킨 피닉스는 불안과 편집증에 시달리면서 엄마 모나에게 순종적인 아들 보를 맡아 다시 한번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그을 열연을 펼쳤다.
 
감독은 "호아킨과 스크립트 전체에 대해서 촬영 한 달 전부터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화에 대한 같은 비전을 공유하게 됐다"며 "오히려 우리끼리 대본과 장면에 대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기에 촬영할 때 오히려 놓치는 게 생기진 않을지 주의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호아킨은 매번 생생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배우다. 배우가 열정적으로 생생하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감독으로서 나 역시 그런 부분을 다 살려야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며 "각본에 의한 각본, 대사를 위한 대사로 다가가지 않도록 조금 더 진정성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 '보 이즈 어프레이드' 촬영 현장.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아리 에스터 감독은 첫 내한에서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됐다. 평소 팬임을 자처했던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오는 7월 1일 '보 이즈 어프레이드' GV를 하게 된 것이다. 감독은 "이전에도 몇 번 뵌 적 있는데, 굉장히 재밌는 분"이라며 "'보 이즈 어프레이드'도 이미 보셨고, 재밌게 잘 봤다고 칭찬해주셨다. 사실 GV 함께 해주시는 것도 너무 감사하다. 봉 감독님과 팬들을 같이 만나 이야기하는 걸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나한텐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한국 영화의 열렬한 팬으로도 잘 알려진 아리 에스터 감독은 '하녀' '화녀' '육식동물' 등으로도 잘 알려진 김기영 감독과 고전 영화 '오발탄'(감독 유현목)의 팬이라고 했다. 또한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장준환, 나홍진 감독과 그들의 작품 역시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해 '한국 영화' 팬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감독은 한국 영화의 경쟁력으로 다양한 시도와 유머 등을 꼽기도 했다. 그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영화가 많다. 모험적이거나 실험적인 영화도 많다. 봉준호, 박찬욱, 나홍진 감독의 작품을 보면 장르의 해체를 과감하게 하는 거 같다"며 "영화의 형태나 구조에 대해서 어떠한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 입맛에 따라 자유자재로 해체하고 바꾸고, 영화의 형태를 갖고 노는 작품이 많은 거 같아서 인상적이다. 영화적 언어도 세련됐다"고 설명했다.
 
외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메인 포스터.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
특히 "이창동 감독의 작품은 문학적 가치가 뛰어나다. 영화보다 소설과 같다고 생각한다. 인물, 구조 등을 다루는 방식에서 깊이가 느껴진다"며 "'시' '밀양' '버닝' '오아시스' '박하사탕' 다 굉장히 미묘하면서도 복잡하면서도 깊이 있는 영화다. 그러한 점에 매료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리 에스터 감독은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처음부터 극장에서 상영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본질적으로 코미디기에 다른 사람과 관람하는 게 코미디를 잘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관객들이 보의 세상에 직접 있는 것과 같은 경험을 선사해 드리려 애를 많이 썼다. 그런 걸 최대치로 경험하기 위해 극장에 오시면 좋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의 첫 내한으로 주목받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오는 7월 5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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