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27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VNL 3주차 첫 경기에서 불가리아에 세트 스코어 1 대 3(22-25, 18-25, 26-24, 15-25)으로 패했다. 앞선 1, 2주차 8경기에서 전패를 당한 뒤 모처럼 안방으로 돌아왔지만 연패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표팀은 2021년부터 VNL에서 24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세자르 감독 부임 후 나선 지난해 대회에서는 12경기 전패의 수모를 당했고, 올해도 역시 9연패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FIVB 세계 랭킹은 크게 내려앉았다. 대회 전 23위였던 랭킹은 2주차를 마친 뒤 32위로 하락했는데, 이날 패배로 두 단계 내려간 34위(113.45점)까지 밀렸다. FIVB는 VNL 경기마다 포인트로 세계 랭킹을 매긴다.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세자르 감독 부임 후 계속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자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국제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1승 25패로 처참하다. 승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연패 끝에 가까스로 크로아티아에 거둔 1승이 유일하다.
그동안 부진했던 만큼 세계 랭킹이 하락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오히려 FIVB의 세계 랭킹 기준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팀들이 점수를 챙기고, 우리는 오히려 점수를 빼앗기는 점에 불만이 있다"면서 "처음에는 14위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34위로 하락했다. 이게 현실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세자르 감독은 "전술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국제 수준이라는 맥락을 이해하고 대회에 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를 감싸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결과보다 선수들의 성장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자르 감독은 "공격적인 측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공격만큼은 강 팀을 상대로 경쟁할 만한 수준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시킬 수 있는 부분도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모처럼 안방으로 돌아왔지만 대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최근 부진한 탓에 최종 목표인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세자르 감독은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올림픽에 가는 게 불가능해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림픽에 갈 수 없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남은 VNL 3경기에서 반등하고 나아가 파리올림픽 본선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