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꿀벌의 예언·말하지 않는 책

열린책들 제공

꿀벌의 예언


한국에서 단단한 독자층을 확보하며 누계 3천 쇄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과학소설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장편 '꿀벌의 예언'을 출간했다.

주인공 르네 툴레다노가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가 닥친 2053년 지구를 목격한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고대 예언서 '꿀벌의 예언'을 찾아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베르베르의 전작 '기억'에서 인류 역사를 되짚고 자신의 전생을 만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탐색했던 르네가 이번에는 미래로 시선을 돌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개인의 삶이라는 미시적 과점에서 과거를 살폈다면 인류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역사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모색한다.

실제 꿀벌의 집단 실종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커다란 문제다.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는 꽃식물이며 꽃식물 수분의 80%를 꿀벌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Le Nouvel Observateur)에서 과학부 기자로 명성을 쌓으며 취재와 탐구정신에 해박한 작가적 노하우가 드러나는 작품들을 써온 베르베르의 과학적 상상력이 현실 앞에 놓인 문제를 농도짙게 풀어냈다.

과학저널리스트 출신이지만 과학적 정합성보다 공상적 판타지가 특징인 그의 소설은 읽는 이의 거리감을 좁혀준다. 곳곳에 드러나는 과학적 배경과 역사적 지식들은 놓쳐서는 안 되는 이야기의 맥을 짚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ㅣ전미연 옮김ㅣ열린책들ㅣ1·2권

문학동네 제공

말하지 않는 책


특유의 기발한 설정과 낯선 배경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해온 김솔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 '말하지 않는 책'이 출간됐다.

표제작인 '말하지 않는 책'은 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그리스도의 적이 여자의 형상으로 태어난다는 믿음을 지닌 대주교가 휼륭한 성직자로 평가받는 마르타 수녀를 탄압하려 하는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시작한다.

이번 소설집에는 논리적인 사건 전개가 돋보이는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이 특징적인 '낙타의 세계', 벨라증후군이라는 유전병을 앓는 루시 일가의 삶을 통해 '장애'를 둘러싼 문제를 우화적으로 그려낸 '당장 사랑을 멈춰주세요, 제발' 등 기발한 상상에서 출발해 우리의 예상 밖으로 뻗어나가는 여덟 편의 소설이 담겼다.

김솔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책은 (전혀) 듣지도 못한다는 약점을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건다. (…중략…) 책에서 입을 떼어내고 귀를 달아준다고 한들 책은 고막을 울려서라도 (기어이) 말을 이어갈 태세다. (…중략…) 이 책에 말을 (건성으로) 거는 독서법을 당신에게 (슬쩍) 추천하겠다"며 책이 무엇인지, 어떤 힘을 갖는지, 독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어떻게 후대에 전승되는지 등을 탐구한다.

김솔 지음ㅣ문학동네ㅣ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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