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4천매를 진료조차 하지 않고 무차별 처방한 의사가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한 가정의학과 의사 A(59)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허리디스크를 핑계로 A씨를 찾아 펜타닐 수천매를 처방받아 투약하고 유통한 C(30)씨도 구속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식약처와 합동 수사를 통해 최근 3년간 서울 지역에 있는 42개 병·의원의 펜타닐 처방 실태를 전수 분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허리디스크가 있다", "다른 병원에서 펜타닐 처방을 받았다"는 말만 믿고 직접 진찰조차 하지 않고 펜타닐 패치를 처방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이런 식으로 처방한 펜타닐은 2020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총 4826매에 이른다. 이는 약 4만명의 치사량이 넘는 물량이다.
C씨는 처방받은 펜타닐 패치 124.5매를 1245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 기간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16개 병원으로부터 펜타닐 패치 총 7655매를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아울러 2021년 6~11월 C씨에게 56차례에 걸쳐 펜타닐 패치 686매를 처방해준 정형외과 의사 B(42)씨도 함께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현직 의사인 A, B씨의 의사 면허가 취소되도록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 의뢰를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류 처방전을 남발하는 병원이나 마약 쇼핑하는 중독자를 적발해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