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꼴찌 나라에 '노키즈존'?…한국 꼬집은 CNN

CNN, 노키즈존 타당성 논쟁 조명
"편협한 사회적 태도, 출산에도 영향"

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 중인 한국에서 어린아이의 업장 출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노키즈존'(no-kids zones) 영업이 성행하는 현실을 해외 언론이 조명했다.
 
CNN은 "어른들이 방해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려는 노키즈존이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눈에 띄게 인기를 끌었다"며 "카페와 식당에서 아이들을 막는 것은 출산 장려에 다소 역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노키즈존이 제주도에만 80곳, 전국적으로는 400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0.78명으로 일본(1.3명)이나 미국(1.6명)보다 훨씬 낮으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로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고 연금과 의료비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노키즈존 도입을 촉발시킨 계기로 지난 2012년 2월 푸드코트 화상 사건을 소개했다.
 
당시 서울 광화문의 한 서점 식당가에서 한 여성이 아들과 식사하다가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종업원이 아이의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쏟고 조치 없이 사라졌다며 맹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그러나 얼마 후 아이가 식당에서 뛰어다니다 종업원에게 부딪힌 후 국물을 뒤집어쓴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며 여론은 급반전했다.
 
CNN은 지난 2021년 11월 한국리서치가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기도 했다. 해당 조사에서 '사업주가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이자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라는 이유로 노키즈존 운영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고, '허용할 수 없다'는 비율은 17%에 그쳤다.
 
그러면서 출입제한 대상이 어린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노틴에이저존'(10대 출입금지), '노시니어존'(노년), '노아재존'(중년) 등 연령에 따른 금지구역 설정도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노래퍼존', '노유튜버존, '노프로페서존'(교수) 등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까지 배제하는 공간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한국 전문가인 보니 틸란드 교수는 "한국의 20대와 30대는 개인적 공간에 대한 개념이 강한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갈수록 시끄러운 아이들과 노인들을 못 견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틸란드 교수는 "이런 마음가짐은 공공장소에서 자신과 다른 그 누구도 포용하지 못하는 편협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모두에게 '각자의 위치'가 있다는 뿌리 깊은 태도가, 엄마와 아이들은 바깥 공공장소가 아닌 집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야말로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아이를 갖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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