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유망주 제라드 캄파냐 리(19)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에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캄파냐 리는 25일 경기도 안성 테니스장에서 열린 ITF 안성국제남자대회(총상금 2만5000 달러) 단식 결승에서 신산희(세종시청)을 눌렀다. 세트 스코어 2 대 0(7-5 6-4) 완승으로 우승을 장식했다.
스페인 국적 아버지와 한국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캄파냐 리는 지난해 ITF 주니어 남자 단식 세계 랭킹 3위까지 오른 유망주다. 한국 국적으로 출전한 지난해 5개의 A등급 주니어 대회 중 오사카시장배와 오렌지볼 정상에 올랐다.
올해 프로 진출을 선언한 캄파냐 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를 꿈꿔왔다"면서 "이제 그 시작점이라고 생각하고, 치열한 프로 무대에서 그 꿈을 펼쳐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형 에이전트 회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과 계약하며 본격적인 프로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캄파냐 리는 3살 때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마타로 테니스 클럽에서 입문했다. 이후 슈테피 그라프와 보리스 베커의 코치였던 클라우스 호프사에스, 앤디 머레이와 그리고르 디미트로프 등을 배출한 안토니오 에르난데스, 리치 산체스 등 코치들의 지도를 받았다. 기본기와 파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결승에서도 캄파냐 리는 강한 서브와 포핸드로 경기를 주도했다. 지난주 창원국제남자대회 챔피언 신산희도 기회가 올 때마다 위닝 샷을 날렸지만 유럽 선수와 다름없는 상대의 힘에 밀렸다.
우승 뒤 캄파냐 리는 "내가 사랑하는 어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첫 ITF 대회 정상에 올라 매우 기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국까지 와서 보살펴 주셨고, 응원 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선수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