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력 치명상 푸틴…"프리고진 보복하고, 내부 숙청할 듯"

"푸틴, 배신자 용서 안 해…프리고진 살해당할 수도"
내부 숙청하고, 외부에 위력 행사할 수도
하지만 장악력 이미 치명상…"통제력 하룻밤에 무너져"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은 가까스로 중단됐지만, 굴욕을 당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게 보복하고, 내부 숙청에도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슈피겔은 2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무장반란을 시도한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빠져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푸틴 대통령이 '배신자'와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질 도허티 전 CNN 모스크바 지국장 역시 "프리고진이 겉보기에는 아무 탈 없는 것 같지만, 위험한 상황이 끝난 게 아니"라며 "푸틴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살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푸틴 대통령이 당국에 또다른 '배신자'가 있다고 판단하고 내부 탄압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슈피겔은 "프리고진의 무장반란 배후에 러시아 보안당국이나 군 중에 동조세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숙청 가능성을 제기했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 겪은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외부에서 위력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국영 로시야 TV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 관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의 모든 계획과 임무를 실현하고 있는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푸틴 대통령의 장악력은 이미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하처럼 부린 바그너그룹이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댄 데다, 상황 수습마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손을 빌린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 CNN은 "푸틴이 그동안 유지해 온 독재 체제의 궁극적 장점인 완전한 통제력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999년 12월 31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명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극적인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자신들의 야전 캠프에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다며 반란을 일으켰다. 이어 하루만에 남서부 로스토프나노두의 군 본부를 장악한 뒤 모스크바 남쪽 200㎞ 안까지 접근했으나, 막판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거쳐 반란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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