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피신설'이 제기됐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 업무를 보고 있다고 타스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타스 통신에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며 일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푸틴 대통령의 피신설을 부인했다.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피해 전용기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서남부 로스토프주에 있는 로스토프나노두의 군 사령부를 장악했다.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TV 연설에서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며 "어떤 내부 혼란도 국가에 치명적 위협이자, 러시아와 국민에 대한 타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며 "이 범죄에 휘말린 이들은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옳은 선택을 내려 범죄 행위 가담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통화해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 나선 후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대통령이 반역과 관련해서 깊이 착각하고 있는데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며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싸워왔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며 "아무도 대통령이나 연방보안국(FSB) 등 비슷한 어떤 이들의 요구에 따라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 당국이 과거 바그너 그룹이 전투를 벌였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금을 횡령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탄약 공급을 중단했다고 폭로하며 당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국이 더 이상 부패와 거짓말, 관료주의와 함께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에 이어 또 다른 남부 도시 보로네시를 장악하는 등 모스크바로 북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바그너 그룹이 보로네시주의 주도 보로네시에 있는 모든 군사시설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로네시는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500㎞ 거리에 있는 도시로, 러시아 대테러위원회는 이날 모스크바와 함께 보로네즈에 대해 대테러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이후 알렉산더 구세프 보로네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지역에서 대테러작전의 일환으로 필요한 작전과 전투조처를 시행하고 있다"며 "상황 전개에 대해 추가로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로이터는 다만 현장 상황을 자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