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 -8.28% 확정…"운용인프라 개선 시급"

상반기에 작년 손실 상당 회복했다지만…3년간 수익률 3%대 그쳐
본부 성과급 지급률 기본급 대비 51%…"최고 수준 민간전문가 영입"
"중장기 운용방향 수립…장기적 기대수익률 반영한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복지부 제공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의 금융부문 운용 수익률이 역대 최악인 '-8.28%'로 확정됐다. 기금운용본부의 성과급을 결정짓는 최근 3년간 평균 운용 수익률도 3%대로 떨어졌다.
 
정부는 작년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평가손실은 올해 상반기 대부분 회복했다고 보면서도, 미래세대 부담 완화를 위한 운용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제고를 위한 기금운용 인프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관련 대책을 준비해 왔다.

기금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조절 기대가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가격이 반등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금 수익률 하락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각이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올해 들어 상당 부분 수익률을 회복하고 있는 만큼 다소 긴 호흡으로 기금 수익률에 대한 평가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보건복지부 제공

기금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말 -8%대까지 떨어졌던 연기금 수익률은 올 4월 말 기준 8.6%로 반등했다. 같은 기간 적립기금 규모도 890조 원에서 976조로 증가했다.
 
다만, 최근 3년간 평균 수익률은 3.67%로 하락했다. 지난 2020년 9.58%에서 2021년 10.86%로 오르며 10%대로 상승했다가, 79조 6천억 가량의 연간 손실을 기록한 지난해의 여파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의 성과급 지급률은 기본급 대비 51.1%로 정해졌다. 전년 대비 16.6%p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지급률 추이를 보면 2018년(45.4%) 이후 두 번째로 낮다.
 
성과급은 기준수익률 대비 초과 성과를 바탕으로 지급되며, 최근 3년간의 운용 성과를 5:3:2 비율로 반영한다.
 
최종 확정된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의 금융부문 운용 수익률은 -8.28%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역대 최저치다. 지난 3월 발표된 수익률 잠정치(-8.22%)보다 소폭 떨어졌고, 자산군별로 해당 시장의 평균적 성과를 보여주는 기준수익률(벤치마크·-8.07%)에 비해 0.2%p 더 낮다.
 
국내 주식은 -22.75%, 해외주식 -12.53%, 국내채권 -5.50%, 해외채권 -5.04%, 대체투자 9.47%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의 성과가 주식·채권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는 평가다.
 
특히 장기수익률의 경우, 일본과 캐나다, 노르웨이 등 주요 연기금과 유사한 수준으로 '준수한 운용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하지만 기금위는 기금규모가 커질수록 보다 높은 수준의 운용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운용 수익률이 청년세대의 보험료 인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중요한 정책수단이란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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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위는 국민연금 기금의 1인당 운용규모가 약 2조 원이란 점을 들어 "캐나다(0.3조 원), 네덜란드(0.7조 원) 등 주요 연기금의 운용인력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5년마다 재정 추계를 토대로 투자계획을 매년 수립하곤 있지만, 연금 부채 등 제도 운영 측면을 고려한 장기 운용 목표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신규 자산군에 대한 투자 다변화·유연화도 어려운 여건이라고 판단했다.
 
그간 '해외투자종합계획' 수립 등으로 늘려온 해외·대체투자 비중도 여전히 해외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전향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이슈가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투자환경도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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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위는 먼저 전략적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내·외 주요 연기금 등의 자산배분 경험이 있는 최고 수준의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일반 운용인력들의 보수 수준을 합리화하는 한편 기금운용본부의 지역적 운용여건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한다.
 
제도 운영과 연계한 중장기 기금 운용 방향도 수립한다. 정부는 장기적인 기대수익률 및 적정 위험수준을 설정하고, 이를 반영한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익률 제고에 기여하는 수익원천 발굴과 투자 확대 등 '적극적 운용'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산배분체계 또한 개선한다.
 
최근 5년간 10%에 가까운 수익률(9.22%)를 보인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해외사무소 신규 설치도 추진한다. 장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최우선 후보로 두되, 향후 금융시장 여건을 보고 추가확대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한 대체투자의 특성을 고려해 운용인력도 충분히 확보한다.
 
복지부는 보수수준 합리화, 해외사무소 추가설치 등 예산 확보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 재정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오늘 발표한 인프라 개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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