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오는 29일) 8일을 앞두고 노동자위원 측이 최초 요구안을 공식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측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 221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9620원보다 26.9% 올린 액수로,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209시간 노동 기준)은 255만 1890원이다.
인상 근거로는 2022년 기준 241만 원으로 나온 비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와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물가와 공공요금 급등 등이 제시됐다.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이 아닌 '최고임금'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어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는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부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벼랑 끝으로 몰린 절박한 최저임금 노동자의 현실을 적극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사용자위원 측은 최초 요구안 수준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준식 위원장은 지난 20일 제6차 전원회의에서 "7차 회의 때는 노사 양측 모두 최초 요구안을 반드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도 사용자위원 측은 공개 발언 시간에 자신들의 최초 요구안 수준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노동자위원 측 최초 요구안을 비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은 외면한 채 최저임금을 26.9% 인상하라는 것은 이들 모두 문 닫으라는 말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대신 사용자위원 측은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즉, 차등 적용을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내하기 힘든 일부 업종부터라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사용자위원들은 각자 '최저임금 구분적용!!'이라고 적힌 소형 현수막까지 펼쳐 들었다.
사용자위원들이 선전 문구를 게시하고 나선 것은 이날 회의가 처음이었다.
한편, 노동자위원 측은 고용노동부가 구속 중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에서 해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노동부와 박준식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동부는 전날 불법시위 등 '심각한 품위 훼손'을 이유로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노동자위원 해촉 제청을 결정했다.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 발족 이래 노동부의 근로자위원 해촉 제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김준영 처장 해촉은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 표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라며 "박준식 위원장은 노동부 개입을 반대하고 거부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