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盧부부 명예훼손' 정진석에 벌금 500만원 구형

정진석 "화를 다스리지 못한 제 성급함…MB 탓은 용납할 수 없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연합뉴스

검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 심리로 22일 열린 정 부의장의 결심 공판에서 "고인에 대해 사적인 영역에서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줬고 지금도 용서받지 못했다"며 "국민도 허위라고 인식한 점, 범행 이후 오래된 시간이 지난 점을 고려해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이와 동일하게 구형한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정 부의장은 최후 진술에서 "화를 다스리지 못한 성급함과 격정이 가져온 결과로, 정치인의 말이 천금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며 "정제되지 않은 내용이 표현돼 있었고 꼼꼼하게 보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반성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사과한다고도 했다.

다만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노무현의 비극적 결심이 이명박의 정치보복이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방했고 무리한 정치프레임을 했으며 저는 이걸 용납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2017년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등 유족은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정 부의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정 부의장을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이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선고 공판은 8월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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